대구서 만난 추신수-오승환 “살살 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7일 03시 00분


ML서 두 번 맞붙었던 39세 동갑
추신수, 실전 데뷔 20일로 미루고
오승환은 1이닝 1K, 147km 찍어

SSG 추신수(왼쪽)와 삼성 오승환이 16일 두 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대화를 나누며 밝게 웃고 있다. 대구=뉴시스
SSG 추신수(왼쪽)와 삼성 오승환이 16일 두 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대화를 나누며 밝게 웃고 있다. 대구=뉴시스
“살살 하라고 하는데, 나한테 뭘 살살 하라는지 모르겠다.”(웃음)

2년 전까지 함께 메이저리그를 누볐던 39세 동갑내기 친구 추신수(SSG)와 오승환(삼성)이 반갑게 해후했다. 평소 표정 변화가 거의 없어 ‘돌부처’로 불리는 오승환은 모처럼 함박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SSG와 삼성의 연습경기가 열린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경기 전 두 선수는 10분 정도 짧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KBO리그 무대에서 상대하게 될 추신수에 대해 “(추)신수는 국내 리그 적응력을 무시할 수 있는 기량을 가진 선수다. 내가 경계해야 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라고 말했다. 두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 맞대결했는데 추신수가 2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완승을 거뒀다. 당시 오승환이 한 번은 세인트루이스, 한 번은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텍사스 소속 추신수를 상대했다.

외야수 추신수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승환이에게 친 안타는 잘 맞은 타구라기보다는 코스가 좋았을 뿐”이라며 “그래도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니까 분위기가 다르지 않을까 싶다. 나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승환이가 ‘재미있게, 편하게 하라’고 하더라”며 “야구는 오래했고 빅리그에서 뛰었지만 KBO리그는 완전 다른 곳이다. 하나씩 배워 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기대했던 두 선수의 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승환은 이날 팀이 6-4로 앞선 7회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1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스프링캠프 후 첫 실전 등판이었지만 최고 시속 147km의 강속구를 던지며 ‘끝판대장’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실전 데뷔를 20일 시작되는 NC와의 시범경기로 미룬 추신수는 이날 더그아웃에서 상대 투수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자가 격리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그라운드 적응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추신수도 “몸이 70% 정도 올라왔다. 뛰는 것과 던지는 것은 그 정도 되지만 치는 게 아직 타이밍이 왔다 갔다 한다”고 말했다.

경기에서는 삼성이 6-5로 이겼다. SSG 로맥은 2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홀로 4타점을 올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추신수#오승환#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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