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철인3종협회 관리단체 지정…“선수들 피해 고려”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29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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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임원진 모두 해임

대한철인3종협회가 대한체육회로부터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대한체육회는 29일 오전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제36회 이사회를 열고 대한철인3종협회의 관리단체 지정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협회의 임원진은 해임되고, 체육회가 구성하는 관리위원회가 단체 운영을 맡게 됐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지난 2월 고 최숙현 선수가 팀 닥터와 감독 등으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하고 있단 사실을 인지하고도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지 않았다. 결국 고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 말 세상을 떠났고, 협회를 향한 비난이 거세졌다.

박석원 대한철인3종협회장은 지난 24일 협회장직에서 자진사퇴했다.

대한체육회는 협회에 책임을 물었다.

이사회가 끝난 뒤 이기흥 회장은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는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 결정을 했다. 선수를 보호하고, 2차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단체로 지정해 내부 문제를 살피고,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관리단체 지정보다 무거운 처벌인 준가맹단체 강등이 예상되기도 했다. 대한철인3종협회가 준가맹단체로 강등되면 인건비, 경기력 향상 지원금이 줄어든다. 실업팀이 축소될 수 있어 선수 생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회장은 “협회가 강등되면 선수들이 여러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선수들의 대회 출전이나 진로 등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체육계 폭력 사건은 잊을 만 하면 되풀이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재발 방치 대책이 나오지만, 그때 뿐이다.

이 회장은 “쇄신을 통해 구성원들의 사고를 바꿔야 한다. 조직 문화를 모두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체육회도 이번 고 최숙현 선수의 사건과 관련해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고 최숙현 선수는 생전 대한체육회에도 가혹행위에 시달린 사실을 알렸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이날 대한체육회는 이사회 개회 후 고 최숙현 선수의 영상을 틀기도 했다.

이 회장은 개회사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참담한 심정”이라며 “잘못된 관행을 박멸하고, 뼈를 깎는 자성의 시간을 보내야 국민의 신뢰를 받는 조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체육회의 자체적인 방지책에 대해서도 “곧 (조처가) 나올 것”이라며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를 앞두고 집회를 열어 “강등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던 트라이애슬론 선수와 지도자들은 협회의 강등을 피하며 한숨을 돌린 분위기다.

집회에 참석했던 한 지도자는 “협회가 잘못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관리단체 지정은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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