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은 이태양(30)이 정들었던 한화 이글스를 떠나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태양은 18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야구장에 오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더라”면서 “좋은 기회가 왔으면 잘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SK 유니폼을 입게 된 이태양은 순천 효천고를 졸업하고 2010년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전체 36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2013년부터 1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했고 2018년 63경기 4승 2패 12홀드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로 성장했다. 통산 232경기에서 20승 35패 2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 중이다.
한화 시절 투수코치와 선수로 만났던 정민철 단장을 향해선 “전화 통화를 할 때 느낌이 이상했는데, 약간의 배신감도 느꼈다”고 웃은 뒤 “그러실 것 같았다. 단장님은 공과 사 구분이 확실하신 분”이라고 미소 지었다.
이태양은 노수광을 떠나 보낸 SK 팬들의 아쉬움도 익히 잘 알고 있다.
그는 “프로 선수라면 누가 잘하고 못하고 보다, 와서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겠다”고 힘줘 말했다.
다음은 이태양과의 일문일답이다.
-현재 소감은 ▶하루 종일 정신이 없었는데 운동하고 나니 좀 괜찮아 졌다. 빨리 적응해야 할 것 같다.
-SK 선수 중에 친한 선수가 있나. ▶국가대표팀 갔을 때 (이)재원이형을 알았고, 오준혁, 조영우 정도만 친하다. 빨리 친해져야 할 것 같다.
-갑작스럽게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을 때 느낌이 어땠나. ▶프로 데뷔 이후 계속 있던 팀이 한화 이글스였다. 오늘 아침에 갑자기 연락을 받고,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루아침에 다른 팀에 가게 됐다. 당장 야구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빨리 추슬러서 SK에 도움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정민철 단장이 어떻게 이야기를 해줬나. ▶(퓨처스 경기를 앞두고)워밍업 할 때 갑자기 불렀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아픈 데 없냐고 이야기 하시더니 갑자기 SK에 가게 됐다고 이야기 하셨다. 가치가 있어서 가는 것이니 서운해 하지 말아라. 더 자주 편하게 볼 수 있다고 이야기 해주셨다.
-눈물이 났는지. ▶코치님들과 선수들과 인사하고, 진짜 가야 한다고 했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갑자기 오느라 1군에 있는 형들에게 인사를 못했다.
-인천에 머물 집은 구했는나. ▶걱정이다. 연고가 없어서 일단 와이프 없이 혼자 지내야 할 것 같다. 당장 집을 구해야 한다. 집 문제가 고민이다.
-염경엽 감독이 기대감을 나타냈는데. ▶잘 할 자신 있다. SK에서 필요로 했으니 이렇게 좋은 기회가 됐다. 당연히 잘해야 한다.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밖에서 본 SK는 어땠나. ▶꾸준히 상위권에 있는 팀이었다. 올해 주춤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치고 올라갈 수 있다. 강한 팀이고, 같이 훈련해보니 분위기가 좋더라.
-투수코치로 은사였던 정민철 단장이 트레이드를 진행했는데. ▶약간의 배신감도 들었다(웃음). 이번에 2군 내려갈 때는 은연중에 내가 떠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상상하기 싫었다. 단장님이 공과 사가 확실한 분이라 그러실 것 같았다.
-7월에 대전 원정에 가면 어떨 것 같은지. ▶1~2년도 아니고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10년 이상 몸 담았던 팀이다. 이젠 상대편이다. 날 잘 안다고 해도 나도 타자들을 잘 알고 있다. 이 악물고 던질 것이다.
-한화에서 누구한테 꼭 이기고 싶나. ▶한화라면 안타도 맞기 싫다. 농담이다. 잘해야 할 것 같다.
-현재 몸 상태는. ▶개인적인 상태로는 아픈 곳 없이 괜찮다. 결과가 좋아진다면 자신감이 생기고 전체적으로 더 좋아질 것 같다. -한화에서 선발 욕심도 있었는데. ▶투수라면 선발에 대한 꿈이 있다. 다만 지금은 SK 선발진이 좋다보니 팀에서 시키는 대로 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인 욕심을 부릴 처지가 아니다.
-팬들의 반응이 이태양보다 노수광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그럴 수 있다. 프로 선수라면 누가 잘하고 못하고 보다 와서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면 된다. 전적으로 나한테 달린 문제다.
-2군에서 보완한 부분이 있나. ▶변화구 비중이 높아져서 안 맞으려고 했던 것 같다. 직구를 던져도 되는데 그 부분을 잊고 있었다. 투수코치님도 맞아도 되니 3구 이내에 자신 있게 던지라고 했다. 투수는 어차피 맞는 포지션이다. 그런 것을 생각하며 하겠다.
-등 번호는 어떻게 되나.
▶노수광이 달았던 17번을 단다. 22번은 서진용 선수가 달고 있다.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 빼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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