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야구팬에 ‘희망 스트라이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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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ESPN-중동 알자지라방송 등 9개국 17개 매체 뜨거운 취재경쟁
美팬 “오전 2시라서 피곤하지만 야구 보며 코로나 생각 떨쳐내”

美 ESPN은 대구서… 알자지라는 인천서… 5일 개막한 한국프로야구 KBO리그는 전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NC의 경기를 미국 전역에 생중계했다. 독자 제공
美 ESPN은 대구서… 알자지라는 인천서… 5일 개막한 한국프로야구 KBO리그는 전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NC의 경기를 미국 전역에 생중계했다. 독자 제공
“저는 지금 대한민국 인천에 나와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한국의 야구팬이 한 달 넘게 기다리던 야구 경기가 시작되려 하고 있습니다.”

5일 인천에서 열린 프로야구 SK와 한화의 경기. 중동의 유력 매체인 알자지라방송 롭 맥브라이드 서울특파원은 상기된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고 KBO리그가 개막하는 현장을 담기 위해서였다.

SK와 한화의 경기가 열린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찾은 롭 맥브라이드 알자지라 방송 서울특파원(오른쪽 사진 왼쪽)이 인터뷰 준비를 하고 있다. 인천=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SK와 한화의 경기가 열린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찾은 롭 맥브라이드 알자지라 방송 서울특파원(오른쪽 사진 왼쪽)이 인터뷰 준비를 하고 있다. 인천=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인천과 잠실에서 열린 SK와 한화, 두산-LG 경기에 미국, 일본, 싱가포르, 카타르 등 9개국 17개 매체가 취재에 나설 만큼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이 미국 전역에 생중계한 삼성과 NC의 대구 경기는 많은 관심을 모았다. ESPN는 우천으로 경기 시작이 지연되는 동안 NC에서 뛰다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에릭 테임즈(워싱턴)가 ‘깜짝 등장’해 화상 인터뷰를 가졌다. 테임즈는 “KBO리그는 메이저리그에 기량적으로 꽤 근접한, 경쟁력 있는 리그”라며 “한국에 처음 갔을 때는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그들 문화에 적응하면서 한국 생활을 즐겼다”고 소개했다.

경기를 접한 미국 야구팬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오전 2시라서 피곤하지만 야구를 보고 싶어서 TV를 틀었다” “앞으로 몇 시간은 코로나19 생각을 떨칠 수 있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무키 베츠(28·LA 다저스)는 이날 SNS에 “KBO가 돌아왔다. 우리 모두 시청하겠다”며 자신이 출연한 KBO리그 홍보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ESPN은 이날 경기를 시작으로 매일 한 경기씩 KBO리그를 미국 전역에 생중계할 예정이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2020시즌 KBO 야구를 보겠는가?’라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이날 오후 10시 현재 86%의 팬들이 “그렇다”고 답했다.

일본의 유무선 플랫폼 SPOZONE도 인터넷을 통해 대구 개막전을 자국에 생중계했다.

무관중 경기에 대비한 각 구단의 노력도 눈에 띄었다. SK 응원단은 ‘랜선 응원’을 주도했다. 응원단은 관중석 대신 생중계 카메라를 보고 안무를 하는 등 호응을 유도했다. 경기 도중 ‘집관’하는 관중의 모습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기도 했다.

SK 응원단장은 “처음에는 관중 없이 응원을 하는 게 어색했다. 하지만 집에서 경기를 지켜볼 관중과 선수단을 위해 ‘유관중 경기’라고 생각하고 응원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잠실과 키움-KIA 경기가 벌어진 광주 등에서는 개막 분위기를 느끼러 온 ‘장외 관중’도 등장했다. LG 팬인 김광호 씨(25·회사원)는 “경기장에 들어가진 못하지만 열기를 같이 느끼고 싶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야구장 근처에서 휴대전화로 경기를 보며 시즌 개막을 반겼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KBO리그의 관중 입장 허용에 대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향후 상황 평가를 토대로 KBO와 협의해 단계별로 관중 입장 허용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천=조응형 yesbro@donga.com / 강홍구 기자
#프로야구#espn#알자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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