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는 2011년 센터 오세근(32) 입단 이후 그의 건강에 따라 웃고 울었다. 프로 경력 내내 크고 작은 부상이 이어졌지만, 건강할 때만큼은 공수에 걸쳐서 지배력이 워낙 강한 선수이기 때문에 오세근의 건강 여부는 곧 KGC의 성적과 직결이 됐다. 오세근은 2011~2012시즌 데뷔 이래 딱 두 차례(2011~2012, 2016~2017) 정규리그 50경기 이상을 소화했는데, KGC는 두 번 모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오세근은 1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 도중 어깨 부상을 당했고 12일 수술대에 올랐다. 3개월간의 회복 시간이 필요한 큰 부상이다.
오세근의 이탈과 함께 KGC는 하위권으로 곤두박질 칠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KGC는 22일까지 오세근의 부상 이후 5경기에서 4승1패를 기록 중이다. 특히 14일 원주 DB(98-88승)를 시작으로 15일 서울 SK(71-76패), 17일 부산 KT(84-70승), 21일 인천 전자랜드(84-74승) 등 상위권 팀과의 경기에서 3승1패의 좋은 성과를 거둬 더 의미가 있었다. 15승9패로 SK(18승6패)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오세근이 빠졌지만 적소에 기승호(8일 고양 오리온 전 27점), 박형철(17일 KT전 17점), 박지훈(21일 전자랜드전 24점) 등이 번갈아 활약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화수분 농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GC 김승기 감독(48)은 “선수들이 이제 (오)세근이 없는 상황에 익숙해서 자신이 뭘 해야 할지 잘 인지하고 있다. 이번을 계기로 팀이 더 단단해지면 세근이가 돌아왔을 때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이 될 것이다”라며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