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의 승부수…FA개혁과 드래프트 재도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7월 22일 05시 30분


정운찬 KBO 총재가 리그 전력 평준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칼을 빼들었다. 전면 드래프트 부활, 프리에이전트(FA) 개혁 등 큼지막한 단위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리그 발전을 위한 정 총재의 개혁 드라이브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 사진은 2019 올스타전이 열린 창원NC파크를 덕아웃에서 바라보고 있는 정 총재. 창원|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정운찬 KBO 총재가 리그 전력 평준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칼을 빼들었다. 전면 드래프트 부활, 프리에이전트(FA) 개혁 등 큼지막한 단위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리그 발전을 위한 정 총재의 개혁 드라이브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 사진은 2019 올스타전이 열린 창원NC파크를 덕아웃에서 바라보고 있는 정 총재. 창원|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정운찬 KBO 총재는 지난해 1월 취임하며 리그 전력 평준화를 통한 흥행 경쟁력 강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리그 산업화, 그리고 각 구단의 자생적인 운영을 꼭 이루고 싶은 공약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이후 1년 6개월여 동안 KBO리그의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총재가 주주들인 구단에 너무 끌려다닌다’는 비판도 나왔고, 커미셔너로서 리더십을 잃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정 총재는 19일 올스타전을 앞둔 경남 창원NC파크에서 10개 구단 대표이사들과 이사회를 열고 전면드래프트 재도입을 통과시켰다. 18일까지 올스타전 기간 창원에서 공식 이사회를 열지 최종 결정이 되지 않았었지만 모처럼 정 총재는 빠른 추진력을 보이며 2023년 신인을 뽑는 2022년 전면드래프트 실시를 이사회에 상정했고 통과시켰다.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는 1차 지명 폐지를 반대했으나 그동안 기득권을 누려온 서울 3개 팀이 한 발 물러서며 10년 만에 전면드래프트로 돌아가게 됐다.

일부 구단이 제안한 2020~2021년 2년간 8~10위 하위 3개 팀이 1~7위의 연고지 지명 후 전 지역을 상대로 1차 지명할 수 있는 한시적인 ‘7+3’ 1차 지명 도입도 통과됐다.

당초 진통이 예상됐던 이사회가 KBO와 정 총재의 바람대로 새 제도를 받아들인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물론 새 신인선발 방식이 리그 전력 평준화에 얼마만큼 기여할 수 있을지는 예측이 어렵다. 또한 과거 2010~2012년 전면드래프트 시행 기간 동안 이뤄진 메이저리그 구단의 유망주 집중 스카우트, 중학생 우수 선수의 서울권 대거 전학 등 부작용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정 총재가 이루고 싶은 여러 변화와 개혁이 실질적으로 첫발을 내딛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이제 KBO는 올 시즌 종료 전까지 프리에이전트(FA)제도 개혁에 더 집중할 전망이다. 정 총재는 선수의 이동이 극히 제한적이고 정상급 선수에게만 큰 혜택이 돌아가는 현 FA제도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 리그 전력 평준화에 전혀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수차례 지적하기도 했다. 총액 상한제, 보상 규정을 달리하는 등급제 도입이 제도 개혁의 핵심이다. 시즌이 종료되기 전에 선수협회와 새 제도에 대한 협의가 이뤄줘야 올해 스토브리그부터 적용이 가능하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메시지가 실질적으로 전달됐다. 지난해 급격히 얼어붙은 FA시장을 경험한 선수협회도 변화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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