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 얘기할 땐 지났죠” NC맨 양의지가 적응 끝낸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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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30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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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양의지. 스포츠동아DB
NC 양의지. 스포츠동아DB
NC 다이노스. 지난해까지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줄곧 입어왔던 양의지(32·NC)에게는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지난 겨울 NC에 합류한 그는 개막 두 달을 넘긴 시점, 이미 적응을 끝냈다. 개인과 팀 모두 정상에 오르기를 희망하고 있다.

양의지는 29일까지 49경기에서 타율 0.381, OPS(출루율+장타율) 1.123, wRC+ 206.1(이상 1위)로 어마어마한 활약을 펼쳤다. 최근 무릎 염증 증세로 안방을 지키기 힘든 가운데 만든 결과라 더욱 놀랍다.

양의지는 최근 지명타자 출장이 늘었다. 낯선 역할이다. 2007년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1066경기에서 3804타석을 소화했는데, 이 중 지명타자 출장은 80타석에 불과했다. 전체 타석의 2.1%에 불과했다. 두산 사령탑들은 양의지 대신 백업 포수를 출전시킬 때 지명타자 대신 벤치에서 휴식 혹은 대타 카드로 활용해왔다.

흔히 지명타자를 두고 ‘수비 부담을 제거했기 때문에 편할 것’이라고 예측하지만 의외로 많은 선수들이 이를 부담스러워한다. 경기 내내 벤치에서 대기하다 경기당 3~4타석을 소화하기는 쉽지 않다. 아무래도 꾸준히 수비에 나서는 것보다 리듬이 처질 수밖에 없다. 양의지도 실제로 지난해까지 지명타자로 타율 0.243, OPS 0.680에 그쳤다.

올해는 지명타자 출장이 늘어날 전망이다. 양의지는 17일 잠실 LG 트윈스전 일후 7경기 동안 포수 마스크를 내려놨다. 벤치 대기와 지명타자, 대타로만 출장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포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가 있기에 100% 상태까지 무리하지 않았다. 이동욱 감독은 “앞으로도 베탄코트 포수 기용을 통해 양의지의 체력을 안배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의지는 29일 창원 롯데 자이언츠전에 지명타자로 출장해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한 후 “지명타자로 나설 때 밸런스 조정이 힘들다는 얘기가 많다. 나 역시 비슷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꿨다. 다른 선수들이 수비와 타석에서 기여한다면, 지명타자는 오직 방망이로만 보여줘야 한다. 오히려 집중력이 더욱 높아져 결과가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양의지는 올 시즌 지명타자로 31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462, OPS 1.202를 기록했다.

지명타자와 익숙해지는 과정이라면 새 팀 NC 적응은 끝낸 지 오래다. “이제 적응 얘기를 할 때는 지났다”며 “투수들과 호흡이 점점 맞아가고 있다. 경기를 할수록 젊은 투수들이 좋아지는 게 보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NC는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5.48로 리그 최하위였지만 올해는 4위(4.06)다. 박진우, 김영규 등 새 얼굴이 가세한 선발 평균자책점은 3.71로 안정적이다.
이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부터 “의지에게 의지한다”는 확고한 믿음을 보였다. 그리고 양의지는 그 기대에 십분 부응하고 있다.

창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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