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여왕’ 최혜진, 끝내 눈물을 흘렸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29일 05시 30분


최혜진(가운데)이 28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CC에서 막을 내린 크리스 F&C 제41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에 둘러싸여 축하를 받고 있다. 지난해 KLPGA 투어 신인상과 대상을 휩쓸었던 최혜진의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었다. 사진제공|KLPGA
최혜진(가운데)이 28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CC에서 막을 내린 크리스 F&C 제41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에 둘러싸여 축하를 받고 있다. 지난해 KLPGA 투어 신인상과 대상을 휩쓸었던 최혜진의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었다. 사진제공|KLPGA
이제는 ‘메이저 여왕’이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호령했던 ‘슈퍼 루키’ 최혜진(20·롯데)이 마침내 생애 첫 메이저 왕관을 품었다. 프로 데뷔 후 걸어온 탄탄대로를 더욱 활짝 넓히며 ‘최혜진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렸다.

최혜진은 28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6621야드)에서 열린 크리스F&C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우승상금 2억 원) 최종라운드에서 연장 승부 끝에 박소연(27·문영그룹)을 제치고 개인 통산 5승째를 메이저 대관식으로 장식했다.

● 차세대 여왕

한국여자골프의 차세대 1인자다운 행보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시절부터 화끈한 장타력으로 존재감을 뽐낸 최혜진은 일찌감치 박세리(42)와 박인비(31), 신지애(31), 박성현(26)의 뒤를 잇는 ‘골프 여왕’ 후계자로 간택 받았다. 어린 나이임에도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는 승부사 기질과 어떤 무대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이 최대 장기로 꼽혔다.

최혜진은 고등학교 3학년 신분으로 출전한 201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오픈에서 깜짝 준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KLPGA 투어에선 아마추어로서 2승을 거두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어 성인이 된 지난해에는 프로 정식 데뷔전이었던 효성 챔피언십을 우승으로 장식한 뒤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다시 승수를 추가하며 대상과 신인왕 동시 수상이라는 영예를 누렸다.

최혜진. 사진제공|KLPGA
최혜진. 사진제공|KLPGA

● 메이저 왕관

박소연, 이다연(22·메디힐)과 함께 11언더파 공동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최혜진은 2번 홀(파3)과 7번 홀(파5), 9번 홀(파4)에서 내리 버디를 낚으며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박소연과 이다연은 파4 4번 홀에서 나란히 트리플보기와 보기를 기록하면서 주춤거렸다.

우승과 가까워진 최혜진은 그러나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위기를 맞았다. 2m가 채 되지 않는 파 퍼트를 놓치면서 보기를 범한 반면, 2타 차이로 뒤져있던 박소연이 버디를 낚으면서 둘은 연장으로 향했다.

18번 홀에서 펼쳐진 연장에서 최혜진은 다시 위기를 맞았다. 직전 홀에서처럼 티샷이 벙커로 향했다. 그러나 세컨샷을 컵 옆으로 바짝 붙인 뒤 1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파에 그친 박소연을 따돌렸다.

● 터뜨린 눈물

어렵사리 통산 5번째 트로피를 안은 최혜진은 “꼭 우승을 하고 싶었던 대회에서 정상을 밟았다. 다만 마지막 퍼트 직후 ‘너무 힘들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은 뒤 “후반 샷이 흔들리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특히 18번 홀에서 긴장을 많이 했다. 그러나 실수가 있더라도 내게는 다음 홀과 다음 대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우승 비결을 밝혔다.

이날 최혜진은 데뷔전 우승 이후 두 번째로 눈물을 흘렸다. 국가대표 시절 자신을 가르친 박소영 코치의 품에 안기면서 그간 참아왔던 설움이 터져버렸다. 자신을 향한 기대가 큰 부담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던 최혜진은 “목표 중 하나였던 메이저대회 우승을 이뤄냈다. 아직 해외 진출 계획이 없는 만큼 남은 국내 레이스에서도 좋은 성적을 이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주|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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