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전설매치 시즌2’ 전북-서울의 썰전, 은은하게 또 치열하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28일 18시 00분


코멘트
전북 모라이스 감독(왼쪽)-서울 최용수 감독. 전주|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전북 모라이스 감독(왼쪽)-서울 최용수 감독. 전주|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아마 우리 팀 감독이라면 다 그렇지 않을까요?”

28일 FC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 2019’ 9라운드 안방 빅뱅을 앞두고 전주월드컵경기장 감독실에서 진행된 사전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전북 현대 조세 모라이스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서울 최용수 감독의 이야기가 모라이스 감독을 살짝(?) 자극한 듯했다. 장쑤 쑤닝(중국)으로 향한 2016년 6월, 서울과 잠시 이별했다가 돌아온 최 감독에게는 3년 가까운 세월만의 전주성 방문이었다. 지난시즌에는 서울이 극도의 부진으로 하위 스플릿으로 추락해 만남의 기회가 없었다.

최 감독은 평소 가장 ‘피곤했던 팀’으로 전북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가장 껄끄러우면서도 가장 재미있었던 승부로 기억한다. 2005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전북을 이끈 최강희 감독과 최 감독은 정말 치열하게 싸웠다.

연초 시즌 일정표가 나왔을 때부터 달력에 전북전을 따로 표기하면서 마음부터 단단히 다졌다. 한 번 지면 잠을 이루지 못했고, 되갚아줘야 속이 풀렸다. K리그에서만 13번 만나 3승6무4패로 대등했다. 물론 당대 최강으로 군림한 전북도 그 못지않은 정성을 쏟았다.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경기가 열렸다. 전북 현대 문선민(왼쪽)과 FC서울 황현수가 치열한 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전주|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경기가 열렸다. 전북 현대 문선민(왼쪽)과 FC서울 황현수가 치열한 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전주|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지난해 10월 복귀한 최 감독은 빠짐없이 올 시즌 전북 경기를 지켜봤다. 필요하면 현장을 직접 찾았다. ‘최강희 시절과 달라진 전북’에 대한 물음에 최 감독은 “최강희 감독님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였다”는 농담을 한 뒤 “예전의 전북은 한 골을 넣으면 두, 세 골을 노렸다. 지금도 공격이 강한 건 맞지만 일단 골을 넣으면 안정을 주고 역습을 통해 격차를 벌리는 인상”이라고 설명했다.

모라이스 감독이 기존의 선 굵은 컬러 대신, 빌드업을 강조하면서 전북 고유의 팀 컬러인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가 다소 약해졌다는 인식이었다.

이를 전해들은 모라이스 감독은 어땠을까. 썩 유쾌하진 않았다. “솔직히 내 축구가 어떤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분명한 점이 있다. 우린 한 골 넣고 잠그지 않는다. 더 전진한다. 다만 볼 소유를 늘려가며 상대에 볼이 배급되는 걸 차단하는 건 맞다. 템포의 차이일 뿐이다. 우린 지금도 한 골을 넣으면 다음 득점을 계속 노린다. 모든 전북 감독들이 그럴 것”이라고 ‘적장’의 평가를 부정했다.

고집스러운 최 씨들이 펼친 과거의 ‘썰전’만큼은 아니었어도 충분히 흥미를 끌어낼 수 있었던 장외대결은 치열한 90분으로 이어졌다. 옐로카드, 퇴장, 동점골, VAR(비디오판독) 취소, 후반 추가시간 득점까지 축구에 등장할 수 있는 모든 장면이 나왔다. 결과는 홈 팀의 2-1 승리로 끝났어도 잘 싸운 원정 팀으로 인해 다음 충돌을 더욱 기대하게끔 했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