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만 있는 진실공방…평행선 그리는 노선영·김보름 갈등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21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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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름. © News1
김보름. © News1
진실을 입증할 만한 결정적인 자료는 내놓지 않은 채 서로 상대방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똑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다. 노선영(30·부산체육회)과 김보름(26·강원도청)은 평창 동계올림픽 후 1년이 지난 지금도 평행선만 긋고 있다.

둘은 박지우(한국체대)와 함께 지난해 2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대표로 출전한 뒤부터 갈등을 빚고 있다.

당시 예선에서 김보름과 박지우가 치고 나갈 때 노선영이 둘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격차가 벌어졌고, 경기 후 김보름의 인터뷰 태도가 비난을 받으며 ‘노선영 왕따 논란’이 일어났다.

이후 김보름은 오랜 기간 대중의 비난에 시달렸다. 노선영은 올림픽 당시 2명이 먼저 가고 자신이 따라가는 작전을 경기 전에 듣지 못했다는 주장과 함께 훈련 과정에서 김보름에게 특혜가 주어졌다는 발언까지 했다.

계속해서 비난에 직면했던 김보름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선수촌에서 7년이라는 시간 동안의 (노선영의) 괴롭힘에 하루 하루 지옥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둘 사이에 있었던 진실공방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생겼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가 언론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음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이날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있었던 제 100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일반부 1000m에 출전한 노선영, 그리고 3000m에 나선 김보름이 각각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자신의 생각을 밝혔지만, 모두를 납득시킬 만한 근거는 없었다.

먼저 1000m 경기를 마친 노선영이 취재진의 물음에 답했다. 김보름이 SNS를 통해 주장한 일이 실제로 있었냐는 질문에 노선영은 “할 말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취재진이 재차 묻자 노선영은 “지금 왜 그런 말을 공개적으로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김보름이 말하는) 그런 일은 없었다. 일방적인 주장에 대응하고 싶지 않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자세히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후 3000m 경기를 마친 김보름도 예정되어 있던 인터뷰에 임했다. 김보름은 우선 SNS에 글을 올린 배경에 대해 “SNS에도 적었듯 평창올림픽 팀 추월 경기 1년이 지났기 때문이다. 1년이 지났는데도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달 노선영 선수에 대한 인터뷰를 했지만 아직 대답을 듣지 못해서 적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노선영으로부터 물리적인 폭력도 당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주먹을 들어서 때리는 시늉도 했다. 사람으로서 듣기 힘든 언어폭력들도 있었다”고 답했다.

폭언이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스케이트는 기록 경기이기 때문에 코치님이 기록을 제시해주면 그 시간에 맞게 운동을 했다. 천천히 타라고 그런 것 같다. 같이 스케이트를 타는 중에도 그랬고, 가만히 밥을 먹을 때도 폭언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보름은 그런 일이 얼마나 잦았냐는 물음에 “경기를 앞두고 컨디션 조절을 하지 못하게 밤에 방으로 불러 몇 시간 동안 폭언을 했고, 경기가 없던 훈련기간에도 하루에 여러 번씩 그랬다”고 밝히며 사례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주장을 입증할 자료는 제시되지 않았다. 서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점에 대해 김보름은 “증거자료가 있다. 먼저 노선영 선수에게 진실을 듣고 싶었다. 자료는 하나씩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으나, 이날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사태의 실마리는 김보름이 쥐고 있다. 앞으로 김보름이 공개하는 자료가 대중의 판단 근거가 될 것이다. 노선영의 경우 김보름이 주장하는 일들이 없었다고 말하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제시할 수 있는 자료도 특별히 가지고 있기 어렵다.

김보름이 그동안 수집한 자료들을 하나씩 공개하겠다고 한 만큼,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이날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속시원한 설명은 없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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