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뜩였던 31분’ 이승우, 벤투호 공격에 희망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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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3일 0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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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승우가 22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막툼 빈 라시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대한민국과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2019.1.23/뉴스1 © News1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승우가 22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막툼 빈 라시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대한민국과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2019.1.23/뉴스1 © News1
벤투호 ‘막내’ 이승우(21?헬라스 베로나)의 출전 시간은 길지 않았다. 하지만 번뜩이는 움직임과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며 대표팀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이승우는 부상자가 많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벤투호 2선에 희망을 안겼다.

한국은 지난 2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2-1로 힘겹게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6회 연속 8강에 진출, 25일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 시티에서 카타르와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지난 16일 중국과의 경기를 마치고 닷새를 쉬면서 16강전을 준비한 대표팀의 몸은 전체적으로 무거웠다. 파울루 벤투 감독도 경기 후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음을 인정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변명할 수 없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특히 한국의 공격을 책임진 선수들의 움직임은 기대 이하였다. 조별리그에서 2골을 넣은 황의조(27?감바 오사카)와 에이스 손흥민(27?토트넘)은 상대의 집중 견제를 당했다. 이청용(31?보훔)도 몸 상태가 좋지 못했다. 황희찬(23?함부르크)이 저돌적인 돌파로 기회를 엿봤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전방에서 마무리 패스와 크로스 등의 세밀함이 떨어져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한국은 후반 44분까지 1-1로 답답하게 시간을 보냈다. 이때 벤투 감독은 이승우 카드를 꺼냈다.

이승우는 지난 중국과의 경기에서 교체 투입이 불발되자 물병을 차고 정강이 보호대를 던지는 등 화를 참지 못 했다. 팀에 분란을 만들 수 있는 좋지 못한 행동이었다. 이승우 역시 바레인전을 마치고 “성숙하지 못했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후회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이승우를 불러 경기장에 투입했다. 대표팀에 소집되기 전 소속팀에서 6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이승우의 움직임은 가벼웠다.

이승우는 경기장에 들어가자마자 공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또한 찬스가 오면 주저하지 않고 슈팅을 시도했다. 수비를 할 때에는 머리를 먼저 들이미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승우의 이런 경기력은 벤투 감독이 원했던 모습이었다. 벤투 감독은 경기가 끝나 뒤 “팀에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해 이승우를 투입했다. 발이 빠른 이승우를 통해 최전방 공격수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했다”고 이승우의 투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승우가 투쟁적이고 활기차게 경기에 임하자 벤투호도 힘을 냈고 연장 전반 추가 시간에 터진 김진수의 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현재 대표팀의 2선 공격수는 가용이 한정적이다. 이재성(27?홀슈타인 킬)은 지난 7일 필리핀과의 경기에서 발가락 부상을 당한 뒤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 그의 복귀 시점은 언제인지 알 수 없다. 복귀해도 완벽한 컨디션을 보여줄지 미지수다. 여기에 구자철(30?아우크스부르크)도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다.

기성용(30?뉴캐슬)이 햄스트링 부상 재발로 소속팀에 돌아가면서 2선과 3선을 모두 뛸 수 있는 황인범(23?대전)은 3선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손흥민과 이청용, 황희찬이 계속 경기에 출전,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특히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1개월도 안 되는 기간 동안 8경기를 소화하는 등 쉼 없이 경기를 치러 체력적으로 힘든 처지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승우가 주어진 시간동안 존재감을 발휘하면 점차 출전 시간을 늘릴 수 있다. 이승우는 바레인전을 마친 뒤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면서 “대표팀으로 뛰는 자체가 어렸을 때부터 꿈꾼 일이다. 누구보다 하고자 하는 의욕이 크다”면서 포부를 밝혔다.

한국이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10일 동안 3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펼쳐야 한다. 기성용의 소속팀 복귀로 22인 체제가 된 벤투호 입장에서는 이승우의 번뜩임과 투쟁심이 필요하다.


(두바이(UAE)=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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