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90%가 산후 우울증… 운동으로 날리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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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생애 주기별 맞춤 프로그램, 체육회 ‘美채움 프로젝트’

여자는 남자와 다르다. 여자는 2차 성징이 남자보다 빨리 나타나 신체가 일찍 성숙한다. 여성은 임신기와 출산기에 육체는 물론이고 정신건강도 위험에 노출된다. 산후 우울증을 겪은 여성은 10명 중 무려 9명꼴로 지난 5년 동안 70%나 늘었다. 한편 45∼55세 전후로는 호르몬 변화로 다양한 갱년기 장애를 겪는다.

이러한 여성의 생애 주기별로 나타나는 신체적 정신적 문제들에 직간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운동이다. 하지만 운동의 중요성에 대한 여성의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국민생활체육 참여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은 ‘건강 유지 중요 요소’ 항목에서 첫 번째로 식사 및 영양 보충(46.1%)을 꼽았다. 두 번째가 휴식 및 수면(36.2%)이었고 운동(16.6%)은 그 다음이었다.

설문조사 결과 여성은 운동으로 인한 외형적 변화(근육발달 등)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다. ‘운동은 태아에게 위험하다’는 통념이 일반적이었고 출산 후에도 운동보다는 휴식이 우선이었다. ‘규칙적인 운동을 전혀 안 한다’고 답한 여성은 40.2%나 됐다. 이 항목에 답한 남성(28.6%)보다 훨씬 많다.

임산부는 신체적 심리적 변화에 따른 우울증에 대처하고 순산을 위해 안전하고 지속적인 운동이 필수다. 출산 후에는 늘어난 복벽과 골반뿐 아니라 근육의 수축 회복 촉진과 혈액순환 개선에 적합한 운동을 반드시 해줘야 한다. 전업주부와 직장여성은 운동을 통해 가사 및 자녀 양육, 직장 업무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난소 기능이 상실되는 갱년기에도 운동으로 각종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22%, 여성 인구의 약 44%를 차지하며 생활체육활동이 가장 저조한 20∼40대 여성을 위한 맞춤형 체육프로그램 보급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가 여성체육활동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2년째 추진 중인 ‘미(美)채움 프로젝트’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임신기(순산운동), 출산기(산후 회복운동), 육아기(틈새운동), 갱년기(갱년기 극복운동) 등 여성 생애 주기별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과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스트레스 및 우울증 테스트를 한 뒤 대상별 맞춤 체조 프로그램 등을 전문 강사가 지도해 준다.

2017년 4개 시도 50곳에서 처음 시범 운영(주 1, 2회 총 15회)을 거쳐 올해에는 임신, 출산, 육아기 여성의 접근성이 높은 육아종합지원센터 및 건강가정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전국 9개 시도(서울 부산 인천 광주 울산 세종 경기 전북 전남) 66곳(주 2회 총 20회)을 운영했다.

시범 운영 3년 차인 2019년에는 아이와 함께하는 프로그램 등을 보완해 전국 17개 시도로 사업 규모를 확대한다. 예산 문제가 해결되면 2020년부터는 지원 기간(종전 3개월)을 늘리고 정규 사업으로 편성할 예정이다.

생활체육 취약계층 및 여가생활에 대한 지출에 부담을 느끼는 계층을 대상으로 하기에 수강료는 무료다. 필라테스 소도구(폼롤러, 짐볼, 미니볼, 웰빙밴드 등)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수강생을 위해 대한체육회가 ‘주최자 배상보험’을 가입해 주는 것도 특징이다.

‘가사, 육아, 직장 스트레스 타파! 당신을 위해, 가정을 위해! 아름다움을 찾자, 미(美)를 채우자!’ 미(美)채움 프로젝트의 캐치프레이즈다.
 
안영식 전문기자 ysahn@donga.com
#대한체육회#여성#미채움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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