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박항서의 베트남, 스즈키컵 결승행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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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2일 2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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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1차전서 에릭손이 이끄는 필리핀에 2-1 승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스즈키컵 4강 1차전서 필리핀을 2-1로 제압했다. © News1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스즈키컵 4강 1차전서 필리핀을 2-1로 제압했다. © News1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스웨덴 출신의 명장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지휘하는 필리핀을 꺾고 스즈키컵 정상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2일 오후 필리핀 바콜로드 시티의 파나드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4강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적진에서 귀중한 승리를 거머쥔 베트남은 결승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지난 1996년부터 시작된 스즈키컵은 2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동남아시아 최고의 축구대회고, 베트남은 이 대회의 정상을 되찾고 싶다는 열망과 함께 한국인 지도자 박항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베트남의 선택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대성공이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동시에 맡은 박항서 감독은 1월 중국에서 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지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조별리그에서 일본을 꺾는 기염을 토하며 준결승까지 올랐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레 스즈키컵에 대한 기대가 한껏 부풀었는데 조별리그도 완벽히 마쳤다. 예선 1, 2차전에서 라오스(3-0)와 말레이시아(2-0)를 차례로 꺾은 베트남은 미얀마와 0-0으로 비기며 주춤했으나 최종 4차전에서 캄보디아를 3-0으로 제압하며 3승1무, 8득점 무실점 1위로 4강에 올랐다.

원정으로 먼저 치러진 4강 1차전도 큰 성과를 거뒀다. 출발부터 산뜻했다. 베트남은 전반 12분이라는 이른 시간 선제골을 뽑아냈다. 후방에서 길게 올라온 패스를 응우옌아인득이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것이 골키퍼 키를 넘겨 필리핀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안방에서 일격을 허용한 필리핀은 만회를 위해 공세를 높였다. 베트남 입장에서는 전반전을 앞선 채 마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으나 종료 직전 동점골을 허용했다. 전반 추가시간, 필리핀이 베트남 왼쪽 라인을 무너뜨린 뒤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패트릭 라이헬트가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승부는 다시 원점이 됐다.

가라앉아 있던 필리핀 팬들이 열정적으로 환호성을 지르면서 경기장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그렇기 때문에 후반 시작과 동시에 베트남이 만든 ‘작품’은 값졌다.

후반 3분 만에 베트남이 다시 앞서 나가는 득점을 올렸다. 베트남 판반득이 필리핀 수비진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빠져나가는 순간 2선에서 응우옌쫑호앙의 패스가 투입됐고, 침착하게 공을 트래핑한 판반득이 일대일 상황에서 골키퍼 가랑이 사이를 통과시키는 슈팅을 성공시키며 흐름을 다시 바꿨다.

또 급해진 쪽은 필리핀이었다. 안방에서 2골을 내준 것도 큰 타격인데 패한다면 결승 진출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아는 필리핀은 보다 적극적인 공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음만 급한 채 정교한 연결이 나오지 않았다. 막아내는 베트남 역시 투박하긴 매한가지였으나 악착 같이 뛰면서 걷어내는 것은 무리없었다.

후반 20분이 넘어가면서 색깔은 명확했다. 우격다짐으로 달려드는 필리핀을 베트남이 막아낼 수 있느냐의 여부였는데, 결국 웃은 쪽은 베트남이다.

필리핀의 공세를 끝까지 막아낸 베트남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2-1 스코어를 유지, 적진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두 팀은 오는 6일 베트남으로 장소를 옮겨 4강 2차전을 갖는다. 베트남은 비기기만 해도 2008년 이후 10년 만에 결승에 오를 수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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