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이민혜, #효녀 #사이클 여제 #정신력 #감상샘암 #백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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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13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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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투병하다 12일 3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사이클 국가대표 출신 고(故) 이민혜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4세 때 아버지를 여읜 이민혜는 어머니를 극진히 모신 효녀로 통한다. 서울 대조초등학교 3학년 때 육상을 시작한 이민혜는 ‘사이클을 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지도교사의 설득에 사이클 선수로 전향했다. 골프장 캐디를 하며 어려운 가정형편을 책임지고 있는 어머니를 도울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단거리 종목에 중점을 둬 훈련하던 이민혜는 중장거리 및 도로 선수로 전환하면서 ‘폭발적인 스퍼트’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첫 태극마크를 단 그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AG) 여자 개인추발 금메달, 포인트레이스 은메달, 개인도로독주 동메달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도로독주 금메달, 개인추발 은메달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추발 은메달을 목에 거는 등 사이클 여제로 이름을 떨쳤다.

특히 이민혜는 2010년 갑상샘암으로 선수생활을 멈출 뻔했지만 역경을 극복했다. 어머니를 편히 모시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이민혜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남자 선수는 병역 혜택을 위해 열심히 하지 않느냐. 저는 연금 생각을 하며 달렸다. 받은 상금을 드려도 저축하는 우리 엄마, 그 돈으로 용돈 쓰시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환암을 극복한)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보다 제가 정신력은 더 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는 등 선수생활을 이어가던 이민혜에게 2016년 8월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이번에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이었다. 투병생활을 이어가던 이민혜는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 퇴원하기로 했는데 취소됐다. 다음주에 들어가는 항암치료를 내일 들어간다. 내 몸 상태는 지금 어떠한지. 이제는 힘이 든다. 어떻게든 먹어야 한다”면서 “연락한 사람들과 면회온 사람이 용기를 준다. 오랜만에 SNS를 해 용기의 글을 읽는다. 견딜 수 있도록 버티고 있다”고 썼다.

그러나 이민혜는 12일 오후 4시에 결국 눈을 감았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연세장례식장 지하2층 13호다. 발인 14일 오전 10시 30분. 대한자전거연맹은 홈페이지에 “前 사이클 국가대표 이민혜 선수의 부고를 알려드린다”며 이민혜의 어머니 최 씨의 계좌번호를 적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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