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병동 속에서… 빛나는 김선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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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잇단 이탈 SK 공동 2위 이끌어… 특유의 돌파에 정교한 미들슛 장착
까다로운 전자랜드전 24점 쏘기도

SK 가드 김선형(30·사진)은 지난 정규시즌 9경기 출전에 그쳤다. 농구공을 잡기 시작한 송도중 1학년 때부터 좀처럼 부상이 없었던 그는 지난해 10월 경기 도중 오른쪽 발목을 다쳐 45경기를 빠졌다.

그랬던 김선형이 이번 정규시즌 개막 후 팀이 치른 11경기에 개근했다. SK는 애런 헤인즈, 최준용, 김민수가 줄줄이 다쳐 전력 누수가 심했지만 8일 현재 7승 4패로 공동 2위에 올랐다. 문경은 SK 감독은 “김선형마저 없었다면 생각하기 힘든 성적이다. 공격과 수비에서 중심이 되고 있다”고 칭찬했다. 괜한 립서비스는 물론 아니다.

김선형은 7일 1라운드에서 패했던 까다로운 상대인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24점을 터뜨리며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올해 만 서른 살인 그는 코트에서 완숙미가 묻어 나온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신인 때인 2011∼2012시즌보다 평균 6분 가까이 적은 26분 정도를 뛰면서도 14.2점을 넣고 있다. 출전 시간을 감안하면 신인 시절 14.9점을 능가하는 기록이다. 특히 2점슛 성공률은 54.8%를 기록해 통산 기록(51.9%)을 웃돈다.

스피드를 앞세운 과감한 골밑 돌파가 트레이드마크인 그는 최근 4m 내외 거리에서 던지는 정교한 미들슛까지 장착해 공격력을 업드레이드했다. “지난겨울 스쾃(역기를 들고 앉았다 일어서는 운동), 레그 익스텐션(앉아서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운동) 등 기본적인 하체 훈련과 밸런스를 잡는 데 치중했다. 슈팅할 때 좀처럼 흔들리지 않게 되면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람보슈터’로 이름을 날린 문경은 감독은 “선형이가 병원 생활을 오래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늘 잔소리처럼 ‘가드는 슈팅 능력이 있어야 어시스트하기도 편해진다’고 강조했는데 이번에 몸 만든 걸 보니 비로소 눈을 뜬 것 같다”며 웃었다.

3시즌째 주장을 맡고 있는 김선형은 부상 선수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는 “재활 중인 동료들에게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빨리 돌아오는 것보다 완벽하게 돌아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SK는 주전 선수들이 돌림병처럼 다쳐서 고전하다 시즌 막판 매서운 상승세로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차지했다. 김선형은 “작년에 많이 쉬어서 올해는 54경기 모두 출전하는 게 1차 목표다. 우리 팀은 점점 좋아질 것이며 후반기로 갈수록 더 강해질 것이다”며 타이틀 방어를 향한 의욕을 드러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농구#sk#김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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