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선구안 자신 있다!” 넥센 샌즈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0월 31일 22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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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샌즈는 그야말로 넥센 히어로즈의 복덩이다. 샌즈는 3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제 
투런포 포함 4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4차전 MVP에 선정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샌즈.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제리 샌즈는 그야말로 넥센 히어로즈의 복덩이다. 샌즈는 3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제 투런포 포함 4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4차전 MVP에 선정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샌즈.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파워와 선구안은 자신 있다.”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타자 제리 샌즈(31)가 팀에 처음 합류한 8월 12일 취재진에게 던진 한마디다. 연봉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에 ‘염가 계약’을 한 외국인 선수의 각오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당돌했던 그 한마디는 허언이 아니었다. 정규시즌 25게임 동안 12홈런(타율 0.314·37타점)을 몰아치며 모두를 놀라게 하더니 포스트시즌(PS)에서도 3개의 홈런을 보태 타선에 힘을 불어넣었다. 상대 배터리 입장에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한 방이 두려울 수밖에 없다. 쉽게 정면 승부를 걸기 어려운 까닭이다.

3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4차전의 승부를 가른 것도 샌즈의 한 방이었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4회말 1사 1루에서 SK 선발투수 문승원의 6구째 슬라이더(시속 140㎞)를 통타, 좌측 담장을 넘긴 2점홈런(비거리 115m)을 터트렸다. 팀의 4-2 승리를 이끈 결승타였다. 총알같이 뻗어나간 타구는 넉넉하게 담장을 넘겼다. 가공할 파워를 다시 한번 뽐낸 것이다.

이날 홈런은 샌즈의 선구안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나흘 전(27일) PO 1차전으로 돌아가보자. 당시 샌즈는 5-8로 끌려가던 7회말 문승원을 상대로 동점 3점홈런을 터트린 바 있다. 이때 공략한 구종이 문승원의 시속 139㎞ 슬라이더였다. 같은 투수, 같은 구종, 비슷한 코스(몸쪽)와 구속을 놓칠 리 없었다. 집요하게 몸쪽을 공략한 상대 배터리 의도를 읽고 노림수를 가져간 결과는 최상이었다. 샌즈를 5번타자(우익수)로 전진배치에 넥센 장정석 감독의 의도도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이날 샌즈는 홈런 포함 4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중심타자로서 임무를 다했다. 6회 1사 1루에선 중전 안타를 터트린 뒤 후속타자 김하성의 적시타에 홈을 밟아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었다.

샌즈는 이틀 전(29일) PO 2차전 때 공격적인 슬라이딩으로 SK 김성현과 설전을 벌여 뜻하지 않게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에 흔들릴 법도 했지만, “이미 끝난 일이다. 어떻게든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만이 내가 할 일”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보란 듯이 맹타를 휘둘렀다. 일방적으로 끝날 뻔했던 PO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으니 4차전 데일리 MVP는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이제 양 팀은 2일 인천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한국시리즈(KS) 진출을 놓고 진검승부를 벌인다. ‘코리안 드림’을 이룬 샌즈의 위대한 여정은 계속될 것인가.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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