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과 지옥의 경계였던 공 하나, 아웃카운트 하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0월 25일 14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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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공 하나, 아웃카운트 하나가 천당과 지옥의 경계였다. 야구는 역시 어렵다.

한국인투수로는 처음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선발로 나선 류현진(31·LA 다저스)이 통한의 패전을 떠안았다. 25일(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WS 2차전 원정경기에서 4.2이닝 6안타 1볼넷 5탈삼진 4실점(4자책점)에 그쳤다. 팀도 2-4로 져 2연패에 빠졌다.

‘2사 후’와 ‘하위타선’이 걸림돌이었다. 2-1로 앞선 5회말, 승리의 문턱에서 류현진과 다저스 모두 털썩 주저앉았다. 4회까지는 51개의 공만으로 4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5회에도 선두타자 이언 킨슬러를 1루수 땅볼, 다음타자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를 유격수 뜬공으로 요리했다.

공 3개로 간단하게 아웃카운트 2개를 채웠다. 9번 포수 크리스티안 바스케스만 처리하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3회 첫 대결에선 3구만에 삼진으로 돌려세웠던 타자라 별 문제가 없을 듯했다.

초구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2구째 커터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2구째와 비슷한 궤적의 3구째 커터는 파울. 4구째 직구(시속 147㎞)를 타자 몸쪽 깊숙이 찔렀다. 스트라이크 콜이 나와도 무방했던 이 공을 주심은 외면했다. 류현진의 얼굴과 몸짓에서 아쉬움이 흘렀다. 5구째 바깥쪽으로 커터(시속 143㎞)를 던졌다. 바스케스가 가볍게 밀어 쳐 우전안타로 연결했다. 불과 ‘한끗’ 차이로 이닝이 연장됐다.

류현진은 이어 1번 무키 베츠에게 중전안타, 2번 앤드루 베닌텐디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의 궁지에 몰렸다. 베닌텐디의 타석을 전후로 릭 허니컷 투수코치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차례로 마운드를 방문했고, 류현진은 끝내 공을 우완 라이언 매드슨에게 넘겨줬다. 달아오른 보스턴 타선의 열기를 매드슨은 막지 못했다. 3번 스티브 피어스에게 동점 밀어내기 볼넷, 4번 JD 마르티네스에게 결승 2타점 우전적시타를 허용했다.

2회 첫 실점 상황도 비슷했다. 1사 후 잰더 보가츠에게 중월 2루타를 맞았지만, 다음타자 라파엘 데버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7번 킨슬러에게 좌전적시타를 맞았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4게임에 출전해 타율 0.182, 전날 WS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킨슬러를 상대로 손쉽게 아웃카운트를 보태지 못했다.

이제 다저스로선 달리 뾰족한 수가 없다. 27일 홈 3차전에서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지 못하면 30년 만의 WS 우승 희망은 실낱처럼 희미해진다. 류현진이 다시 한번 기회(6차전 선발등판)를 얻을 수 있을지도 29일까지 이어질 다저스의 홈 3연전 결과에 달려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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