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인 팔로 金빛 업어치기, 정보경의 투혼은 감동이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8월 30일 05시 30분


29일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48kg급 결승에서 정보경이 일본의 곤도 아미를 상대로 업어치기를 성공시켰다. 정보경은 왼팔이 상대 공격에 꺾인 상태에서도 이를 참아내며 연장에서 극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9일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48kg급 결승에서 정보경이 일본의 곤도 아미를 상대로 업어치기를 성공시켰다. 정보경은 왼팔이 상대 공격에 꺾인 상태에서도 이를 참아내며 연장에서 극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감동’이라는 두 글자 외에는 마땅한 표현이 없었다. 정보경(27·안산시청)의 투혼이 그랬다. 퉁퉁 부을 정도로 꺾인 팔로 상대 선수를 메쳤다. 아시안게임(AG) 첫 금메달을 따겠다는 일념으로 머리도 금발로 물들이고 준비했다. 뼈를 깎는 노력과 투혼의 결과는 달콤했다. 29일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 플레너리홀에서 열린 2018자카르타-팔렘방AG 유도 여자 48㎏급 결승에서 난적 곤도 아미(23·일본)를 상대로 연장 1분22초만에 업어치기 절반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전 2014인천 대회 동메달에 이어 AG 첫 금메달로 의미를 더했다.

정보경과 곤도는 모두 이 체급의 강자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선 은메달(정보경)과 동메달(곤도)을 각각 목에 걸었던 둘은 첫 AG 금메달이라는 목표 하나로 결승전 매트 위에 올랐다. 힘과 근력을 앞세운 정보경, 상대 허점을 파고드는 기습공격과 허벅다리 기술이 강점인 곤도의 맞대결은 그 자체만으로 빅매치였다.

정규 경기시간 4분은 승부를 가리기에 짧았다. 1분8초를 남기고 곤도가 지도 한 개를 받은 게 전부였다.

결국 연장(골든포인트)에서 승부가 갈렸다. 큰 위기가 있었다. 연장 시작 30여초가 흐른 뒤 곤도가 팔가로누워꺾기를 시도했다. 정보경의 왼팔이 꺾인 듯했다. ‘버틸 수 없다’는 신호(탭)를 보내면 패배였다. 사력을 다해 버텼다. 니암츠고트 간볼드(몽골) 주심은 ‘그쳐’를 선언했다. 위기에서 벗어난 정보경은 특기인 업어치기를 시도했고, 주심이 절반을 선언했다. 경기는 끝났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정보경의 투혼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정보경은 경기 직후 “아쉽게 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참았다. 참아서 버텼다. ‘탭’을 치면 내가 지는 경기였다”고 밝혔다. 금호연 대표팀 총감독도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돌아봤다.

업어치기를 시도한 팔도 꺾였던 왼팔이었다. ‘그 팔로 업어치기를 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내가 왼손을 쓴다”고 웃으며 말했지만, “팔이 아프긴 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인터뷰가 끝나고 시상식을 기다리면서도 정보경은 쉬지 않고 팔에 얼음찜질을 했다. 그의 팔은 퉁퉁 부어있었다. 그는 “팔을 꺾였을 때가 가장 큰 고비였다. ‘이대로 지는구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버틸 만했다”며 “꼭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로 나왔기에 더 의미가 크다”고 했다.

남자 66㎏급의 안바울(24·남양주시청)도 결승에서 맞수 마루야마 조시로(일본)를 경기 시작 50초만에 업어치기 한판으로 쓰러트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바울은 “준비했던 게 통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여자 52㎏급 박다솔(22·순천시청)과 남자 60㎏급 이하림(21·용인대)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추가했다. 대표팀은 첫날 성적(금2·은1·동1)에서 종주국 일본(금1·은3)을 앞서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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