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4강 진출…‘로&박’ 센터로 대만 꺾고 금메달 노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6일 22시 09분


WNBA에서 뛰다 뒤늦게 여자 농구 단일팀에 합류한 박지수(왼쪽).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조직위원회 제공.
WNBA에서 뛰다 뒤늦게 여자 농구 단일팀에 합류한 박지수(왼쪽).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조직위원회 제공.
한 번은 당했지만 두 번은 안 당한다.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이 26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8강전에서 태국에 106-63 완승을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단일팀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2차전에서 연장 끝에 84-86으로 패했던 대만과 30일 결승 티켓을 놓고 ‘리턴매치’를 벌인다. 이문규 감독은 경기 후 “우리 선수들이 대만전에서 한 대 얻어맞은 게 약이 돼 패스와 속공이 더 빨라졌다. 이제 더 보여줄 것만 남았다”고 말했다.

단일팀은 이번 대회 ‘득점머신’으로 활약 중인 북한 로숙영(25)에 더불어 대표팀 최장신 박지수(20·198cm)의 뒤늦은 합류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플레이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시즌을 마치고 전날 밤 자카르타에 합류해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 본 박지수는 “대만과는 많이 해봐서 상대 선수들은 잘 파악하고 있다. 그간 (WNBA에서) 40분씩 뛰지 않아 몸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코트에 있을 때만큼은 힘든 티 안 내겠다. 아픈 곳은 전혀 없다”며 의욕을 보였다.

한 달 가까이 호흡을 맞춘 동료들과 달리 단일팀에 합류한 지 반나절 밖에 안됐지만 박지수는 “북측에 동갑내기 친구(김혜연)가 있더라. 내가 평양냉면을 먹어보고 싶다고 했더니 ‘(7월 평양 통일농구) 올 줄 알았는데 안 왔다’고 하더라”며 빠른 적응력을 드러냈다.

단일팀은 대만과의 첫 대결에서 외곽난조로 로숙영의 득점력에 의존해야 했지만 재대결 때는 북남 센터 ‘로&박(로숙영, 박지수)’의 시너지를 기대한다. 골밑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박지수의 ‘키’에 평균 18점 가까이 터뜨리고 있는 로숙영의 ‘전천후 플레이’가 더해지면 공격 루트를 다변화할 수 있다. 박지수는 “로숙영 선수 영상을 보니 스텝이랑 슛이 모두 좋고 패스도 잘 하더라. 내게는 골밑을 많이 주문하실 듯 한데 나부터 잘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단일팀은 조별리그 내내 활용해온 ‘스피드’를 앞세워 이날 속공으로만 34득점을 뽑아냈다. 가로채기는 조별예선 5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1.2개로 압도적 1위다. 이날 경기에서는 그간 속을 썩였던 3점포를 17개나 터뜨려 10개 팀 중 8위에 그쳐 있던 3점 슛 성공률을 단박에 중국에 이은 2위(30.1%)로 끌어올렸다. 특히 여자프로농구(WKBL) 대표 슈터 강이슬(24)이 3점 6개(성공률 50%)로 기지개를 폈다.

단일팀이 대만을 넘으면 중국-일본 중 승리 팀과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한국은 인천에서 열린 2014 아시아경기 때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날 해설위원으로 나선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는 “대만과 리턴매치에서는 (첫 대결 때)안 된 걸 잘하려고 하기 보다는 본인이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카르타=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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