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왕’ 경쟁 뛰어든 이형종·김현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7월 5일 05시 30분


LG 이형종-김현수(오른쪽). 스포츠동아DB
LG 이형종-김현수(오른쪽). 스포츠동아DB
‘타격왕’은 마라톤과 같은 길고 긴 페넌트레이스 과정을 거쳐 얻을 수 있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이다.


통계의 경쟁이기 때문에 자격조건도 만만치 않다. 팀 당 144경기 시즌에서 446번 이상 타석에 서야 순위에 오를 수 있다. 지난해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는 KBO리그에 47명이었다. 9명의 타자가 10개 팀에서 144경기에 선발 출전하고 있다. 이 90명 중 절반을 조금 넘는 숫자만 자격을 얻는다. 지난 시즌 SK는 최정, 나주환 단 2명만 규정타석을 소화했다. LG도 박용택, 양석환 2명이 전부였다.

2018시즌 타격왕 경쟁은 양의지(두산)와 유한준(KT)의 경쟁으로 출발했다. 유한준은 개막 후 30경기에서 무려 0.430의 놀라운 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표현을 빌리면 ‘눈 깜짝 할 사이에 앞자리가 달라지는 것이 타율이다’.

5월 이후 타격왕 레이스는 양의지와 안치홍(KIA)의 경쟁구도가 시작됐다. 유한준은 3할대 초중반까지 타율이 떨어졌다. 양의지와 안치홍은 6월 중순까지 ‘신의 영역’으로 불리는 4할 타율을 넘나들었다. 그러나 6월 16일 이후 4할 고지를 다시 밟지 못하고 있다. 양의지, 안치홍의 타율은 빠르게 인간계의 영역으로 돌아왔고 7월 들어 3할7푼대로 떨어졌다.

여전히 뛰어난 기록이다. 그러나 2위권 그룹과 간격은 매우 좁혀졌다. 5~6일의 타격 슬럼프 한 번으로 순위가 크게 뒤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두산 양의지-KIA 안치홍(오른쪽). 스포츠동아DB
두산 양의지-KIA 안치홍(오른쪽). 스포츠동아DB


새롭게 타격왕 레이스에 뛰어들고 있는 주인공은 LG의 리드오프 이형종이다. LG 류중일 감독은 이형종에 대해 “계속 잘 칠 것”이라며 깊은 신뢰를 보이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무릎 부상으로 시즌 초반 출전하지 못했던 이형종은 6월 중순 규정타석에 진입했다. 3일까지 기록은 타율 0.356으로 리그 3위다. 2위 안치홍과 격차는 2푼 이하로 좁혀졌다.

지난해 타격왕은 KIA 김선빈으로 타율 0.370을 기록했다. 3할5푼 이상 타자는 김선빈을 포함해 단 3명뿐이었다.

시즌을 치를수록 누적된 타수가 점점 많아져 급격히 타율이 변하지 않지만 3할5푼~3할8푼 대에서 타격 1위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이형종의 타격 상승세가 계속 된다면 타격왕 싸움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타격기계’라는 별명을 가진 이형종의 팀 동료 김현수도 다크호스다. 꾸준히 3~5위권을 지키고 있다. LG는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조만간 부상에서 복귀할 예정이다. 1번으로 출전하고 있는 이형종은 물론 클린업트리오 역할을 맡고 있는 김현수 모두에게 큰 힘이 되는 소식이다.

안치홍이 건재하고, 이형종과 김현수가 도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2018시즌 타격왕의 강력한 후보는 양의지다. ‘경지에 올랐다’는 주위 평가 그대로 295타석에서 단 22개의 삼진만 허용하고 있다. 단 체력소모가 극심한 포수이기 때문에 7~8월 무더위를 어떻게 버티느냐가 변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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