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성공한 캐나다 쇼트트랙, 해믈린 가고 지라드 온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2월 20일 05시 30분


코멘트
사무엘 지라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무엘 지라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세대교체에도 때가 있는 법이다. 캐나다 남자쇼트트랙대표팀은 그 때를 잘 만난 듯하다.

캐나다 남자쇼트트랙을 대표하는 인물은 여전히 찰스 해믈린(34)이다. 2003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주니어 쇼트트랙선수권대회를 통해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500m, 2014소치동계올림픽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스케이터로 자리매김했다. ISU 세계선수권과 월드컵시리즈를 포함하면 그가 따낸 메달은 20개가 훌쩍 넘는다. 캐나다 쇼트트랙대표팀을 언급할 때 해믈린의 이름이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끝으로 해믈린이 은퇴를 선언한 터라 세대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4차례 세계선수권 종합우승과 2002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 500m 금메달의 주인공 마크 가뇽(43·은퇴)과 해믈린의 바통터치가 완벽했던 점을 고려하면, ‘포스트 해믈린’의 자리를 누가 이어받을지는 캐나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쇼트트랙 팬들의 관심사다. 지금까지는 사무엘 지라드(22)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손꼽힌다.

사무엘 지라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무엘 지라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지라드는 17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도 해믈린이 에이스로 손꼽히던 터라 22세의 신성 지라드의 우승은 기적에 가까운 결과라는 평가다. 그러나 지라드는 그 누구보다 피나는 훈련을 통해 캐나다 쇼트트랙 에이스의 계보를 잇고자 노력했다. 1000m 레이스 하루 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공식훈련 때는 쉴 틈 없이 링크 한가운데를 돌았다. 약점으로 손꼽히던 곡선주로 주행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지라드가 우승을 확정하자 가장 먼저 달려와 그를 끌어안은 이는 바로 해믈린이었다.

지라드는 “해믈린을 동경했고, 그렇게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며 “8년 전 해믈린의 레이스를 직접 봤고, 그보다 예전 영상을 통해 가뇽의 스케이팅도 관찰했다. 그들을 보며 성장했다. 내가 평창에서 우승하는 장면을 본 누군가가 8년 뒤 내게 ‘당신의 레이스를 보고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지 않겠냐”고 웃었다.

강릉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