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 희생이 살린 손흥민의 2골 ‘100점짜리 팀워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13일 05시 45분


손흥민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멀티 골을 성공시키며 대표팀 신태용 감독에게 A매치 5경기 만에 첫 승을 안겼다. 손흥민의 만점 활약을 위해 태극전사 모두가 희생하고 헌신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손흥민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멀티 골을 성공시키며 대표팀 신태용 감독에게 A매치 5경기 만에 첫 승을 안겼다. 손흥민의 만점 활약을 위해 태극전사 모두가 희생하고 헌신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원팀, 그것이 희망이다

1. 희생:한발씩 더 뛰면서 동료의 플레이 지원
2. 조화:전술 이해 굿, 톱니바퀴 같았던 4-4-2
3. 헌신:사력 다한 압박,그리고 활발해진 역습


대한민국 축구가 다시 깨어났다.

우리에게는 단순한 친선경기가 아니었다. 연이은 부진으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는 것은 물론,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018러시아월드컵을 대비해 과정을 만들고 심지어 결실까지 맺어야 할 상황이었다.

주어진 시간은 고작 나흘이었다. 그럼에도 해냈다.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국가대표팀은 2-1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한동안 침묵하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2골을 몰아쳐 끊임없는 비난을 받던 신태용(47) 감독은 부임 5경기 만에 첫 승을 올렸다.

3월 시리아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홈경기(1-0)에 이어 올해 2번째 승리를 맛본 태극전사들은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부풀렸다.

3박자가 척척 맞아 떨어졌다. 먼저 희생이 있었다. 자신이 빛나기보다는 동료가 좀더 쉽게 움직여줄 수 있도록 도왔다. 모두가‘손흥민 구하기’에 동참했다. 후배와 투 톱을 이룬 베테랑 이근호(강원FC)는 구석구석 전방위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고요한(FC서울)은 상대 핵심 공격수 하메스를 괴롭혔다. 좌우 풀백 김진수-최철순(이상 전북현대)은 잠시도 쉴 틈 없이 왕성한 활동량으로 측면을 지배해 콜롬비아를 괴롭혔다. “머리 처박고 죽기 살기로 뛰었습니다”라고 어느 선수는 경기 뒤 털어놓았다.

축구대표팀 손흥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축구대표팀 손흥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그러면서도 조화를 이뤘다. 다소 낯선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지만 큰 혼란이 없었다. 사실상 대표팀이 사용하지 않던 4-4-2 시스템을 썼지만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렸다. 자신들의 역할을 100% 이해했고, 120% 이행했다.

사실상 전원이 막아주고, 함께 빈 공간으로 공을 찔러 주면서 우리만의 팀플레이를 완성했다. 특히 하메스가 볼을 잡았을 때 주변을 순식간에 2∼3명이 에워싸는 장면에서 이전과 다른 대표팀의 모습이 입증됐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헌신적인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사력을 다해 뛰었다. 개인기량은 뒤질지언정 온몸으로 부딪히고, 과감히 싸웠다. 제 아무리 막강 화력을 자랑해온 콜롬비아이지만 찰거머리처럼 달라붙고 달려드는 대표팀을 쉽게 떨쳐내지 못했다.

볼을 가로채는 횟수도 압도적이었다. 그만큼 역습이 활발해졌다.

“질 때 지더라도 무기력한 플레이는 없도록 하겠다”는 신 감독의 약속이 지켜졌다. 그동안 대표팀이 가장 많이 지적받은 것이 사라진 투혼이었다.

물론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또 한 번의 빅 매치가 태극전사들을 기다린다. 14일 오후 8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릴 세르비아와 2번째 평가전을 위해 대표팀은 11일부터 울산에 훈련캠프를 차렸다. 더도 덜도 말고 딱 콜롬비아전처럼. 세르비아전에 주어진 쉽고도 어려운 과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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