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대출신 ‘강유미-치아키의 특별한 우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7일 05시 45분


화천KSPO 강유미(왼쪽)와 치아키. 사진제공 ㅣ 윤지영
화천KSPO 강유미(왼쪽)와 치아키. 사진제공 ㅣ 윤지영
교포 3세 강유미, 치아키와 WK리그 호흡
“한일 축구 장점만 모아 여자축구 밝힐 것”

가깝고도 먼 나라. 가위바위보도 져서는 안 되는 나라.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복잡미묘하다. 승패가 분명하게 갈리는 스포츠라면 더더욱. 한국에게 일본은 언제나 이겨야 할 상대이자 배워야 할 상대였다.

멀리는 도하의 기적부터 가까이는 런던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까지, 한국 축구사의 한켠에는 항상 일본이 있었다.

WK리그에는 일본과 특별한 인연을 가진 두 선수가 있다. 둘 모두 일본에서 태어나 축구를 시작했지만 각각 한국과 일본 국가대표를 거쳐 이제는 바다 건너 한국에서 동료로 발을 맞추고 있다. 바로 화천KSPO 여자축구단의 두 미드필더, 재일교포 3세 출신 국가대표 강유미와 WK리그 1호 일본인 선수 미나미야마 치아키의 이야기다.

이들이 동료가 된 것은 고작 4개월 전의 일이다. 동산정보산업고에 입학하며 17세 때 처음 한국 땅을 밟은 강유미는 이후 한앙여대와 충남일화, 인천현대제철을 거쳐 2015년 화천KSPO에 입단했다. 치아키는 나데시코리그의 명문팀 NTV벨레자와 아이낙고베에서 활약하다 올해 6월 말 화천KSPO로 이적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두 선수는 이내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한국어가 서투른 치아키를 위해 강유미가 통역을 자처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 여자축구를 모두 겪은 두 선수는 입을 모아 시스템의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일본 여자 실업리그는 20개팀이 1부와 2부로 나뉘어 승강제를 실시할 만큼 저변이 넓다. 일본 여자축구는 이를 바탕으로 2011 FIFA 여자 월드컵 우승에 이어 2012 런던 올림픽 은메달, 그리고 2015 FIFA 여자 월드컵 준우승 등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일본 여자축구의 대단한 점은 ‘공부하는 선수’라는 틀 안에서 성과를 낸다는 것이다. 치아키는 이러한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일본은 직업 선수를 희망하더라도 공부하며 운동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 안에 최대한 훈련의 질과 효율성을 높이려고 노력한다”라고 대답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 무대를 누빈 강유미는 어린 선수들의 훈련 방식에서 차이를 찾았다. “한국은 체력 훈련의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기본기 훈련이 부족하지만 일본은 기본기를 충분히 익힐 시간이 있다. 그 부분이 성인 무대에서 큰 차이로 나타나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은퇴 후 여자축구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싶다는 강유미와 치아키. 선수 시절 한국과 일본 여자축구를 모두 겪은 특별한 경험이 어떻게 쓰일지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윤지영 스포츠동아 대학생 명예기자 kksoh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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