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이동국 “최고의 우승시나리오 완성…팬들 위해 유니폼 세리머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0월 30일 05시 45분


팀의 우승과 자신의 통산 200호골을 동시에 일궈낸 이동국은 침착하게 자신의 향후 거취를 밝혔다. 내년은 아직 먼 이야기라고 
말하면서도 남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만큼은 잊지 않았다.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팀의 우승과 자신의 통산 200호골을 동시에 일궈낸 이동국은 침착하게 자신의 향후 거취를 밝혔다. 내년은 아직 먼 이야기라고 말하면서도 남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만큼은 잊지 않았다.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V5·200호골 달성한 이동국

“5번의 우승, 쉬웠던 적은 한번도 없어
올해 출전시간 줄어 조급했던 게 사실
재계약? 나에게 내년은 아직 먼 얘기
대표팀서도 기회 있다면 최선 다할 것”


프로스포츠에서 레전드는 아무에게나 붙는 수식어가 아니다. 리그를 대표할만한 대기록과 상징성을 가진 슈퍼스타만이 보유할 수 있는 수식어다. K리그에서 이동국보다 레전드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선수는 없다. K리그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이동국은 팀이 우승을 확정지은 경기에서 개인통산 200호골 까지 기록하며 팀과 개인의 영광을 한꺼번에 누리는 두 배의 기쁨을 맛봤다. 다음은 이동국과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이기기는 했지만, 반대로 잘못되면 우승을 못하는 상황도 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선수 모두가 초반에 실점을 안 하고 간다면 기회가 온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들어갔다. 후반 선제득점이 나오면서 우리가 우승에 가까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팀의 5차례 우승을 다 겪었는데 올해 예전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5번의 우승 모두 쉬웠던 적은 없다. 고비를 잘 넘겼기 때문에 2경기 앞두고 일찌감치 우승컵 들 수 있었다. K리그(클래식)에 만만한 팀이 한 팀도 없었다. ”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전북현대와 제주UTD의 경기가 열렸다. 후반 전북현대 이동국이 K리그 최초 통산 200골을 성공시킨 후 유니폼을 벗고 팬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전북현대와 제주UTD의 경기가 열렸다. 후반 전북현대 이동국이 K리그 최초 통산 200골을 성공시킨 후 유니폼을 벗고 팬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팬들을 향해 유니폼을 펼쳐 보인)200호골 세리머니의 의미는?

“2009년 전북 입단 이후 팬들의 열정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다. 잘할 때나 못할 때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어서 힘을 냈다. 감사한다는 뜻에서 세리머니를 했다. 특별히 세리머니를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70(골)-70(도움) 기록에 200골 기록까지 달성했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기록은 깨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처음으로 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기록달성에 가까워질수록‘할 수는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기록을 의식하고 경기를 뛴 것은 아니다. 자연적으로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강원FC전에서 199번째 골을 넣고 후배들이‘제주전에서 골을 넣고 이겨서 우승하면 베스트시나리오’라 했는데 그대로 이뤄졌다. 동료들에게 고맙고 팬들에게도 고맙다.”

-올 시즌이 끝나면 계약이 만료된다. 재계약 의사는?

“내년을 벌써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 아직 2경기가 남았다. 늘 ‘이번이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으로 경기를 뛰어왔다. 선수생활을 이어간다는 말을 지금 확실하게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아직 어떤 입장을 내놓아야 할지는 모르겠다. 나에가 아직 내년은 먼 이야기다”


-올해는 출장 기회가 적었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시즌 초반 부상을 당했고 복귀한 뒤에는 출전시간이 적어서 기록적으로는 목표치에 못 미쳤다. 출전시간이 확보되지 않아 조급했던 것은 사실이다. 여름까지만 해도 이번이 마지막 시즌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식 했다. 몸만 풀다가 벤치에 앉아있었던 적도 있었다. 힘든 한해였지만 내게 주어지는 시간 안에서 후회 없이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여전히 대표팀 합류 이야기가 나오는데.

“내가 오래 뛰면 한국축구 미래가 어둡다는 이야기를 누군가가 하더라. 은퇴를 해야 하나 싶다. 대표팀이나 소속팀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모두 경기를 뛸 수 있는 시간 안에서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 우선이다.”

전주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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