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메이저리그 전설’ 윌리엄스도 넘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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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프로야구 최다 85경기 연속 출루 대기록

김성근 감독 퇴출에 이은 연패의 늪까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꺼지지 않은 한화의 불꽃이 있다면 김태균(35)의 연속 출루 행진이었다.

김태균이 2일 안방 대전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 첫 타석부터 적시타를 날리며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가 1949년 보스턴 시절 세운 메이저리그 연속 출루 최다 기록(84경기)을 넘어섰다.

이날 김태균은 1회 첫 타석 첫 스윙으로 곧바로 신기록을 세웠다. 한화가 1-0으로 앞선 1회 1사 2루 상황에서 김태균은 문승원(SK)의 초구와 두 번째 공을 그대로 지켜본 뒤 세 번째 스트라이크존 높은 쪽으로 들어온 슬라이더는 놓치지 않고 방망이를 휘둘러 타점까지 올리며 신기록 달성을 자축했다.

4월 호세(63경기)가 갖고 있던 한국 프로야구 연속 출루 기록을 넘어섰던 김태균은 지난달 스즈키 이치로의 일본 기록(69경기)을 추월했다. 한미일 최고 기록 보유자가 된 그는 이제 대만 린즈셩(109경기)의 기록만 넘으면 ‘지구촌’ 최다 기록을 갖게 된다.

연속 출루 기록은 연속 안타나 연속 홈런에 비하면 그다지 티가 나지 않는 기록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김태균이 쌓아 올린 85경기 연속 출루는 꾸준함의 결과라는 점이다. 김태균의 야구 인생도 그랬다. 루키 때인 2001년 20홈런을 날리고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던 김태균은 2008년 홈런왕(31홈런)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개인 타이틀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그는 역대 타자 중 통산 타율(0.325)이 장효조(0.331·전 롯데)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그의 별명 중 하나가 ‘김꾸준’인 이유다. 전날 4타수 4안타를 쳐도 다음 날 볼넷 하나도 얻어내지 못하면 이어갈 수 없는 게 바로 연속 출루 기록이다. 새 이정표를 세우기까지 김태균은 안타뿐만 아니라 볼넷으로도 25번이나 해당 경기 첫 출루 기록을 세웠다. 정교한 타격 감각과 선구안에 인내심까지 갖추지 않았다면 결코 넘보지 못할 대기록이었다.

한편 이날 한화는 9회말 양성우의 끝내기 안타로 SK를 5-4로 꺾었다. 김태균은 1회 연속 출루 신기록을 세운 뒤 받은 축하 꽃다발을 양성우에게 건넸는데 김태균의 기운이 전해졌는지 양성우는 5타수 4안타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화 이글스#김태균#김태균 최다 연속 출루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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