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경배 코치의 ‘정의윤 살리기’ 프로젝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3일 05시 30분


SK 정의윤은 개막 후 타격부진을 거듭하면서 4번에서 6번 타순으로 내려갔다. 정경배 타격코치는 지난해 바로잡지 못한 정의윤의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함께 맹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SK 정의윤은 개막 후 타격부진을 거듭하면서 4번에서 6번 타순으로 내려갔다. 정경배 타격코치는 지난해 바로잡지 못한 정의윤의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함께 맹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지난해 SK는 정의윤(31)이라는 새로운 4번타자에게 첫 풀타임 경험을 안겼다. 정의윤은 2015시즌 도중 이적해 ‘만년 유망주’의 틀을 깨고, SK에 맞는 거포로 거듭났다.

그러나 올 시즌은 4번타자의 얼굴이 바뀌었다. 시즌 출발 때만 해도 정의윤이 붙박이 4번타자였지만, 6번째 경기부터 정의윤이 아닌 2년차 김동엽(27)이 새롭게 4번타자로 나섰다. 개막 후 6연패에 빠졌던 SK는 타순 조정과 어깨 문제로 수비가 불가능한 외국인타자 대니 워스를 2군에 보내면서 전환점을 맞이했다.

정의윤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다. 지난해 144경기서 타율 0.311·27홈런·100타점으로 풀타임 4번타자로 가능성을 보였으나, 올 시즌엔 개막 후 4번으로 나선 5경기서 타율 0.105(19타수 2안타 1홈런)로 침묵했다.

정경배 타격코치는 이런 정의윤을 보면서 ‘아차’ 싶었다. 사실 지난해부터 정의윤은 폼이 다소 무너져 있었고, 이를 고칠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정 코치는 “작년에 문제가 있었는데 시즌 끝까지 잘 버텼다.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고, 그 와중에 홈런이 몇 개 나오는 식으로 결과가 좋았기에 그땐 변화를 줄 수가 없었다. (정)의윤이에게 계속 해서 ‘지금 잘 쳤다고 생각하지 마라’고만 말했었다”고 털어놨다.

SK 정경배 코치.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 정경배 코치. 사진제공|SK 와이번스

일생일대의 기회인 FA를 앞둔 선수, 게다가 지난해 첫 풀타임 시즌에 체력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성과물을 냈기 때문에 쉽게 변화를 줄 수 없었다. 선수 입장을 생각해야 했다. 결국 우려했던 게 올 시즌 터지고 말았다. 정 코치는 최근 정의윤과 좋았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경기 전에만 한 박스(약 150구) 넘게 토스배팅을 하는 등 교정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 코치는 훈련 내내 포인트를 잡아주면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마지막엔 “다리 괜찮냐”며 다독여줬다. 그는 현재 정의윤의 문제점에 대해 “지금 타격할 때 하체를 잘 쓰지 못하고 있다. 또 왼손을 많이 써야 하는데 지금은 반대로 오른손을 많이 쓰고 있다. 이러면 아웃앤인 스윙이 돼 좋은 타구가 나올 수 없다. 지금 땅볼이 유독 많아지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한 박스를 넘게 친 11일 문학 롯데전에서 첫 멀티히트(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정의윤은 땅볼이 아닌, 타구를 띄워야 하는 선수다. 지난해 좋았을 때만 해도 인앤아웃 스윙으로 좋은 질의 타구를 뽑아냈다. 정 코치는 “본인이 가장 답답할 것이다. 요새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치면서 깨우쳐가고 있다”며 정의윤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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