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롯데발 흥행 동남풍’을 몰고 오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5일 05시 30분


역시 슈퍼스타였다. 롯데 이대호는 4일 사직구장 넥센과 홈경기 1회말 1사 2루 타석에 섰다. 무려 2007일 만에 방망이를 잡고 부산 팬들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이대호는 곧장 2점 홈런을 터트리며 화끈한 인사를 선물했다. 두 팔을 번쩍 들고 팬들을 바라보는 이대호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 환하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역시 슈퍼스타였다. 롯데 이대호는 4일 사직구장 넥센과 홈경기 1회말 1사 2루 타석에 섰다. 무려 2007일 만에 방망이를 잡고 부산 팬들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이대호는 곧장 2점 홈런을 터트리며 화끈한 인사를 선물했다. 두 팔을 번쩍 들고 팬들을 바라보는 이대호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 환하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가왕’ 조용필은 그 존재감만으로 좌중을 휘어잡는다. 스타란 그런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는 존재다. 지금 KBO리그 야구에서는 롯데 이대호(35)가 그렇다.

이대호가 4일 넥센과 사직 홈 개막전에서 2만여 명 부산 홈팬들 앞에 섰다. 2011년 10월6일 사직 한화전 이후 2007일만의 출장이었다. 1회 1사 2루 4번타자로 이대호가 등장하자 순간적으로 사직구장이 술렁거렸다. 일부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헬멧을 벗고 1루에 가득 들어찬 롯데 홈팬들을 위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넥센 선발 최원태의 3구째 바깥쪽 직구(146㎞)를 좌측 담장 바깥으로 걷어 올려 진정한 ‘복귀 신고’를 했다. 비거리 115m짜리 선제 결승 2점홈런이었다. 2011년 9월22일 SK전 이후 2021일 만에 다시 나온 사직 홈팬들을 위한 홈런이었다. 곧이어 5번타자 최준석의 연속타자 홈런이 터지며 롯데는 부산팬들이 그토록 그리워한 ‘초전박살’ 야구를 재생시켰다. 롯데는 2회까지 5점을 뽑아냈다. 선발 박세웅의 구위(6.2이닝 8안타 1실점)와 넥센 타선의 동반 타격감 침체를 고려하면 충분한 점수였다. 롯데는 9회 윤길현이 고종욱에게 1점홈런을 내줬으나 5-2로 승리했다. 3월31일 NC와 개막전 패배 이후 어느덧 3연승이다.

시즌 홈 개막전에서 롯데는 2만4953명을 모았다. 사직구장 만원관중(2만6600명)에 육박한 관중 스코어다. 이대호 기대감과 NC전 선전(2승1패)이 평일경기의 불리함을 극복한 셈이다.

롯데 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의 마케팅도 ‘이대호 컴백게임’이라는 이슈를 살리는데 주력했다. 5회 클리닝타임 때에는 LED조명을 모두 끄고, 이대호 응원가(자우림의 라라라 송)를 틀었다. 사직야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도 스마트폰의 플래시 기능을 켜서 화답하는 장관을 연출하며 호응했다. 스페셜 이벤트의 끝머리에 롯데는 대형 전광판에 ‘웰컴 백, 빅 보이’라고 환영 메시지를 띄웠다.

이대호는 시즌 2호 홈런 포함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는데 안타를 치든, 삼진을 먹든, 관중들은 이대호 응원가인 영화 ‘접속’의 OST를 개사한 ‘롯데의 심장~’이라는 가사를 ‘떼창’했다. 8회 흥이 극에 달한 관중들은 ‘부산갈매기’를 열창하며 사직 노래방을 되살렸다. 롯데가 그토록 바랐던 ‘열광’이 사직구장에 깃들기 시작했다. 경고등이 켜진 KBO 흥행에도 ‘롯데발 동남풍’이 불어올 것 같다.

● 이대호= 홈팬들이 반겨주신 것이 가장 기뻤다. 기대보다 더 큰 응원소리에 신이 나서 더 큰 타구가 나온 것 같다. 홈 첫 타석에서 중심에 맞추겠다는 생각으로 쳤는데 홈런이 되었다. 한국말로만 된 응원이 좋다.

롯데 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페이스북
롯데 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페이스북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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