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이대호보다 불리한 초청선수의 ‘좁은 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1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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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박병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미네소타 박병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박병호(31)가 결국 40인 로스터 바깥의 마이너리거 신분으로 2017시즌을 미네소타에서 출발하게 됐다. 미네소타는 박병호를 ‘지명양도 조치’했으나 데려가려는 팀이 끝내 나오지 않았다. 영입하기에는 불확실성에 비해서 박병호의 잔여계약(3년 연봉 875만 달러, 4년째 구단 바이아웃 50만 달러)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최대 925만 달러를 매몰비용 처리하기도 어려웠을 미네소타는 방출 카드도 집어들지 못했다.

결국 미네소타는 박병호를 마이너리그 트리플A 로체스터로 보냈다. 이제 박병호의 거의 유일한 활로는 초청선수로서 미네소타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실력으로 올라서는 것뿐이다. 현실적으로 미네소타가 초청선수로조차 박병호를 안 부를 확률은 희박하다. 즉 최소한의 기회는 주어진다는 얘기다.

그러나 초청선수가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 25인, 혹은 가용 전력으로 취급되는 40인 로스터에 들어가기는 만만치 않다. 2016시즌 이대호(현 롯데)가 시애틀과 스플릿계약을 체결한 뒤 초청선수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25인 개막 로스터에 들어간 사례는 있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흔치 않은 성공사례다.

게다가 이대호와 박병호의 결정적 차이는 팀 환경이다. 당시 시애틀은 우타자 1루수가 반드시 1명 필요한 상황이었다. 비교적 대등한 조건에서 처리진 경쟁에서 이대호가 승리한 것이다. 반면 미네소타는 케니스 바르가스가 박병호의 자리를 대체한 우월적 상황이다. 열세를 극적 반전시키지 못하면 빅리그로의 복귀는 요원하다.

다만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은 “박병호가 바르가스와의 경쟁에서 못 이길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한다. “바르가스도 못 제치면 메이저리거로 자리 잡기 어렵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평한다. 물론 박병호가 어디에 있든 3년간의 계약은 보장돼 있다. 그러나 박병호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를 가를 리트머스 시험지는 이번 플로리다 스프링캠프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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