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기다림…클라크가 말하는 대체선수의 설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0일 05시 45분


KCC 클라크. 사진제공|KBL
KCC 클라크. 사진제공|KBL
기회 많지 않아 늘 최상의 몸상태로 준비
새 감독·생소한 팀 컬러…적응 더 어려워


KCC 외국인선수 아이라 클라크(42·202cm)는 국내프로농구에서 ‘대체선수전문’으로 통한다. 그는 이번 시즌까지 KBL에서 7시즌째를 소화하고 있는데, 2005∼2006시즌을 제외하고는 전부 대체선수로 부름을 받았다. 마흔 살을 넘긴 나이지만, 철저한 자기관리로 기량을 유지한 덕분에 2011∼2012시즌부터 6시즌 연속 대체선수로 국내 코트를 누비고 있다.

올 시즌에도 초반부터 대체선수로 영입제안을 받았다. 일찌감치 kt가 크리스 다니엘스(33·205cm)의 부상대체선수로 클라크를 영입하려고 했다. 클라크는 “kt의 오퍼는 일시대체였다. 일시대체로는 올 마음이 없었다. 시즌 전체를 뛸 수 있는 조건을 원해서 거절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안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 속에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몸을 관리했다. 클라크는 “내가 대체선수로 부름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만 할 뿐,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대체선수에게는 기회가 많지 않다. 몸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팀에 합류하면, 몸이 따라가지 못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퇴출될 수가 있다”고 대체선수의 고충을 설명했다.

그는 “대체선수는 팀의 준비과정을 모르는 상태에서 합류하기 때문에 적응이 더 어렵다. 지난 시즌 모비스는 2시즌 연속으로 뛰었기 때문에 적응에 어려움이 없었지만, 처음 뛰는 팀이나 처음 만나는 감독과 함께할 때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체선수에게는 그럴 만한 여유도 주어지지 않는다”고 대체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농구선수로선 황혼기를 맞았지만, 노련함과 성실함이 돋보이는 클라크의 가치는 여전하다. 그는 “지금의 몸 상태나 기량을 유지할 자신이 있다. 아직 은퇴에 대해선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웃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