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결정은 내 몫 아니지만… WBC 출전 몸 만들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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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美마이애미로 출국
김인식 감독 합류 원하지만 비난 여론 의식해 결론 못 내려
“팀 전력 좋아져 PS진출 가능… 월드시리즈서 던져보고 싶어”
올해 ML서 작년 같은 활약 땐 연 1000만달러 다년계약 보장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여부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준비를 확실히 하는 것뿐이다.”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마무리 투수 오승환(35)은 6일 시즌 준비를 위해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로 출국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WBC 대표팀 승선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대표팀에 승선하든 안 하든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오승환으로서는 대표팀에 뽑히지 않아도 아쉬울 게 전혀 없다. 대표팀에 뽑히지 않으면 오히려 메이저리그 준비에 훨씬 유리하다. WBC에 출전하려면 평소보다 일찍 몸을 만들어야 하고, 메이저리그 개막 전인 3월 초부터 실전을 치러야 한다. 한국과 일본 미국으로 장거리를 이동하며 경기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시즌을 앞두고 부상 위험 및 체력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WBC에 나가지 않으면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고, 체력 부담도 한결 덜 수 있다.

 올 시즌은 오승환 개인에게 무척 중요한 해다. 오승환은 올해로 세인트루이스와의 2년 계약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지난해와 비슷한 활약(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을 보인다면 연간 1000만 달러(약 119억 원) 이상의 다년 계약이 보장된다. 최근 메이저리그 불펜 투수들의 몸값이 폭등하면서 아롤디스 차프만은 5년간 8600만 달러(약 1023억 원)를 받고 뉴욕 양키스와 계약했다. LA 다저스에 잔류한 켄리 얀선은 5년 8000만 달러(약 952억 원)를 받았다.

 그렇지만 오승환은 대표팀에 강한 애착을 보여 왔다. 그는 지난해 말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선수에게든 태극마크는 영광스럽다. 반대하는 분들도 분명 있겠지만 만약 대표팀에 뽑힌다면 최선을 다해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여전히 오승환의 대표팀 합류를 원하고 있다. 실력으로는 오승환만 한 선수를 찾기 힘들다. 하지만 그에겐 2015년 말 터진 해외 불법 도박 사건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김 감독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선수가 태극마크를 다는 것에 대한 비난 여론 때문에 확실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4일 대표팀 코칭스태프 회의에서도 내부적으로는 오승환을 뽑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결국 발표에까진 이르지 못했다.

 마무리 투수로 새 시즌을 맞는 오승환은 출국하면서 “세이브가 많을수록 팀에 도움이 된다. 올해 팀 전력이 좋아져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할 거라고 본다. 가능하다면 월드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던져보고 싶다”며 올해의 웅대한 꿈을 밝혔다.

 한편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류현진(30·LA 다저스)은 개인 훈련을 위해 같은 날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류현진은 한화 장민재, 김민우 등과 함께 기온이 따뜻한 오키나와에서 2주가량 훈련을 할 예정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오승환#김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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