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여기는 오사카] 전북, 값진 ‘FIFA 행정 체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13일 05시 45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규정 교육·스폰서 노출 점검…ACL과는 차원이 다르더라”

경험 위해 구단 식구들 대거 동행
일정 마치면 선수단·스태프 녹초

‘아시아 챔피언’ 전북현대는 10년 만에 다시 도전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또 한 번 1차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처음 출전한 2006년에 이어 다시 클럽 아메리카(멕시코)를 만나 선전했지만, ‘무적함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4강 맞대결은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11일 일본 오사카 스이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 FIFA 클럽월드컵 1차전에서 클럽 아메리카의 아르헨티나 골잡이 실비오 로메로에게 후반 13분과 29분 연속골을 내주고 1-2로 역전패했다.

아쉬운 패배였음에도 지구촌 모든 팀들이 동경하는 무대에 선 만큼, 전북은 ‘차원이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개최국 대표 클럽을 포함해 출전팀이 7개에 불과한 소규모 대회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철두철미한 FIFA의 통제를 체험 중이다. 7일 늦은 밤 현지에 입성한 전북 선수단은 다음날 곧바로 교육에 참가했다. 내용도 다양했다. 금지약물, 도핑 테스트, 판정 및 바뀐 규정에 대한 교육 등으로 정신이 없었다. 훈련과 상대팀 영상분석 등 팀 자체 일정까지 더해져 하루 일과를 마친 뒤에는 전부 녹초가 됐다.


그렇다고 선수단만 바쁜 것은 아니었다. FIFA는 구단 사무국에도 다양한 사항을 요구했다. FIFA는 최근 강화되고 있는 스폰서 권익을 지켜주기 위한 부분을 세세히 점검했다. 훈련복에 자체 브랜드가 노출되지 않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었다. 이 때문에 검정색 테이핑으로 일일이 가리는 수작업을 하느라 거의 모든 스태프가 동원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비도 무척 까다로운 편이지만, 클럽월드컵은 한 수 위였다.

그래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다. 오직 대륙 최강자만이 ‘FIFA’와 ‘클럽월드컵’을 접할 수 있다. 전북은 프런트의 국제행정능력 강화를 위해 구단 식구들을 대거 일본에 데려왔다. 직원들이 최대한 많은 것을 직접 보고 느끼게 하기 위해서였다. 전북 구단 관계자는 “정말 쉽지 않다. 계속 매달려도 일거리가 끝이 없다. 구단 스태프도 각종 미팅과 장비 체크 등으로 커피 한 잔 즐길 틈이 없다”면서도 “꾸준히 경험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는 또 다른 곳에서 한층 견문을 넓히고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남장현 스포츠1부 기자 yoshike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