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2관왕 등극’ 부활했지만…뒤이을 유망주 없는 한국 수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8일 20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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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보이' 박태환(27·인천광역시청)이 아시아 수영선수권에서 2관왕에 올랐다.

박태환은 1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 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3분44초68로 우승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기준으로 5위, 올 시즌 세계랭킹 8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전날 200m에서 리우올림픽 2위에 해당하는 1분45초16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박태환은 이날 오전 열린 400m 예선에서 전체 1위로 결선에 진출하며 일찌감치 2관왕을 예고했다. 이번 대회가 주로 각국의 유망주들이 참가하는 대회이기는 하지만 박태환이 자유형 400m에서 메이저 대회에 결선에 오른 것은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이후 788일 만이다.

한편 박태환은 대한수영연맹의 지원을 받지 못해 이번 대회에 자비로 출전했다. 박태환과 함께 이번 대회에 출전한 전현직 국가대표 5명도 대회 출전비용을 각자 부담했다. 수영연맹이 올해 경영 선수의 출전비용을 지원한 국제대회는 올림픽이 유일하다. 이에 대해 수영연맹 관계자는 "아시아선수권에 국가대표 선수를 모두 파견하려면 1억 원 가까운 예산이 든다. 3월 관리단체로 지정되면서 지원금이 중단됐고 집행부도 해체됐고 몰래카메라 사건 이후 경영 대표팀은 합숙훈련마저 중단된 상황이다"고 해명했다.

수영연맹 관계자는 또 "중국, 일본에서도 통상적으로 2군급 선수들이 나오는 대회라 애초에 파견 계획도 없었다"고 말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순위권에 오른 한국 선수는 박태환 뿐이다. '박태환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불리는 이호준(15·서울사대부설중)은 이날 자유형 400m에서 3분55초91의 기록으로 7위에 그쳤다. 싱크로나이즈 이리영(16·부산체고)도 솔로 테크니컬에서 최종 4위에 올랐지만 1위에 13.622점이나 뒤졌다. '박태환 이후' 대책이 없는 한국 수영의 현실에 비춰볼 때 '아시아 선수권 수준이 예전보다 많이 떨어져 대표선수를 파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협회의 해명은 궁색할 뿐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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