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의 돌직구] 두산의 승리? NC 타선의 완벽한 패배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1월 1일 22시 01분


코멘트
NC 테임즈-이호준-박석민(왼쪽부터). 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NC 테임즈-이호준-박석민(왼쪽부터). 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두산은 한국시리즈(KS)에서 장기인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막는 전략을 계속 해서 쓰고 있다. 불펜은 짧은 이닝만 책임져 뒤에 기다리는 투수들의 이닝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선발진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고 약점을 최소화시키는 셈이다.

3차전의 마이클 보우덴은 136구를 던지며 7.2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두고두고 회자될 호투였다. 1차전 더스틴 니퍼트(8이닝 무실점)와 2차전 장원준(8.2이닝 1실점)이 기록한 투구수 116개를 크게 뛰어넘었다. 선발을 한 이닝 더 가져가는 두산의 전략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보우덴은 경기 초반 투구수가 많았음에도 제 몫 이상을 해냈다. 8회말 위기 상황에서 박민우를 잡고 2사를 만든 뒤 내려갔는데 그게 컸다. 1사 1·2루와 2사 1루는 상황이 아예 다르다. 만약 1사 1·2루가 되고 교체됐다면, 두산 벤치는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초반만 해도 보우덴은 한 달 이상의 경기 공백을 느낄 수 있었다. 초반에 컨트롤이 완벽하지 못했다. 그러나 포수 양의지가 영리했다. KS는 강팀, 그리고 좋은 선수들이 모이는 자린데 양의지의 리드가 더욱 돋보였다. 투수의 당일 컨디션에 따라 리드하는 모습, 즉 제구가 높게 형성되자 자연스럽게 ‘하이볼’을 많이 요구하며 NC 타자들을 자연스럽게 공략해갔다.

보우덴은 완벽한 커맨드가 아님에도 양의지를 믿고 던져 좋은 결과를 냈다. 장점이 된 셈이었다. 특히 1회부터 3회까지 투구와 4회 무사 1·2루 위기 이후의 투구는 완전히 상반돼 있었다. 실점 위기에서 NC가 자랑하는 중심타선, 에릭 테임즈와 이호준, 박석민 세 타자를 막은 게 컸다.

NC 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NC 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반면 NC는 또 다시 클린업트리오가 해결해주지 못했다. 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 이른바 ‘나테이박’은 시리즈 내내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도 무안타로 침묵했고, NC는 이길 수 없었다.

NC 선발 최금강(4.2이닝 2실점)은 예상을 뛰어넘는 호투를 했다. 상대가 두산이고, 2패로 몰린 상황에서 가졌을 부담감을 감안하면, 상당한 호투였다. NC는 지난 6경기 중 5경기를 원투펀치인 에릭 해커와 재크 스튜어트가 책임졌다. 그만큼 나머지 선발이 약점이었는데 최금강은 충분히 잘 했다.

두산은 완벽하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완벽한 두산의 승리’ 보다 ‘NC 타자들의 완벽한 패배’라는 말이 맞을 것 같다. NC 공격력이 이렇게 안 풀릴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두산 투수들이 강력한 건 맞다. 그러나 중심타선이 이렇게 못 친다면, 김경문 감독도 경기를 풀 방법이 없다. 9회 추가실점이야 에너지를 다 쏟아낸 상황에서 나왔고, 어쩔 수 없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