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복 없는 허경민, 니퍼트에 가려진 가을사나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1월 1일 09시 30분


29일 잠실야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11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두산 허경민이 안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29일 잠실야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11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두산 허경민이 안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두산과 NC는 KBO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야수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단일시즌 최다승(93승)을 달성한 두산은 ‘공수에서 물샐 틈이 없다’는 평가다. 여기서 두산이 한국시리즈(KS) 상대인 NC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할 것이라고 본 포지션이 1루와 3루 내야 양 사이드다.

그러나 이런 예상을 뒤엎듯 10월29일 KS 1차전 승리의 주역은 두산 양 사이드에서 나왔다. 3루수 허경민(26)은 KS 1차전에서 3안타를 기록했다. 연장 11회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안타를 터뜨리고 결승득점까지 올렸다. 0의 행진을 마감하는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쳐낸 타자는 1루수 오재일이었다.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두산이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승리하며 첫 승을 신고했다. 경기 후 두산 오재일의 희생플라이 때 허경민이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두산이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승리하며 첫 승을 신고했다. 경기 후 두산 오재일의 희생플라이 때 허경민이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허경민은 KS에서 NC 3루수 박석민에게 밀리지 않는 공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정작 KS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결과다. “평가전에서 안타를 1개도 치지 못해 주루를 할 일이 없었다”고 자조 섞인 농담을 할 정도였는데, 막상 KS 1차전이 열리자 안타를 쏟아내며 ‘큰 경기 체질’임을 새삼 입증했다.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PO, KS까지 도합 14경기를 치르며 왕좌에 올랐던 2015시즌 가을야구에서도 주전 3루수이자 테이블세터로서 허경민의 존재감은 또렷했다.

당시 14번의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은 10승을 거뒀는데 허경민은 데일리 MVP를 한 번도 받지 못했다. 이상하게 상복이 없었던 이유는 3차례 데일리 MVP에 빛난 더스틴 니퍼트의 존재감에 가린 탓이었다. 허경민이 활약한 날, 니퍼트가 워낙 잘 던진 것이다. 니퍼트도 미안했던지 허경민에게 데일리 MVP 상품인 타이어 교환권을 1장 선물했다는 후문. 묘하게도 이번 KS 1차전의 데일리 MVP도 3안타와 과감한 베이스러닝으로 끝내기 득점을 올린 허경민이 아니라 8이닝 무실점의 선발투수 니퍼트의 몫이었다. ‘알고 보면 가을사나이’ 허경민이 데일리 MVP를 한 번이라도 차지할 수 있을까.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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