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트랙] 2014년 LG와 NC가 가을야구에서 만났을 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19일 05시 30분


2014년 10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 경기 4회말 1사 1루에서 LG 최경철의 내야 땅볼 때 상대 실책으로 1루 주자 스나이더가 2루에서 세이프 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2014년 10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 경기 4회말 1사 1루에서 LG 최경철의 내야 땅볼 때 상대 실책으로 1루 주자 스나이더가 2루에서 세이프 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BO리그 역사에서 LG와 NC가 가을잔치에서 격돌한 것은 딱 한 차례 있었다. 2014년 준PO 무대였다. 당시 양 팀 모두 기적을 썼다. 김경문 감독 체제로 2013년 1군리그에 진입한 NC는 2년 만에 3위를 차지하며 가을무대에 섰다. 역대 창단 구단 1군 진입 최단기간 포스트시즌(PS) 진출 기록이었다. LG는 2014년 초반 성적 부진이 겹치며 갑자기 김기태 감독이 자진사퇴하는 풍랑을 겪었지만, 구원투수로 등판한 양상문 감독의 지휘 아래 한걸음씩 치고 올라가 시즌 최종전에서 기적처럼 4위를 확정하고 준PO 진출권을 획득했다.

당시 LG는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4위 싸움을 펼쳤고, NC는 일찌감치 3위를 확정해 전력면에서 NC의 우세처럼 보였다. 그런데 김 감독은 1차전 선발로 12승을 올린 찰리 쉬렉을 제쳐두고, 10승을 거둔 이재학을 낙점했다. 토종 선발에게 1선발의 중책을 맡겨 경험을 쌓게 하고 팀의 미래를 도모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 구상은 첫 판 시작부터 깨졌다. 1차전 1회초 선두타자 정성훈의 안타를 시작으로 1사 1·2루서 이병규(7번)의 2타점 2루타, 이진영의 1타점 적시타가 나왔다. 3점을 내주고 2사 1·2루의 위기가 계속되자 테드 웨버(9승6패)로 교체했지만, 최경철의 3점홈런이 터지면서 1회초에 벌써 스코어는 6-0으로 벌어졌다. LG가 1차전에서 13-4로 대승을 거두면서 기선을 잡았다.

날씨도 LG 편에 섰다. 2차전을 앞두고 마산에 가을비가 내리면서 이틀이나 우천 순연됐다. 당초 에이스 찰리를 2차전 선발로 예고한 NC는 결국 컨디션 조절 때문에 그해 8승8패를 기록한 에릭 해커로 바꿨다. 반면 시즌 막판부터 원정으로만 8박9일 일정을 치른 LG는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

LG 역시 2차전 선발을 코리 리오단에서 우규민으로 바꿨지만, 우규민은 5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고 데일리 MVP까지 차지했다. 2차전에서도 1회초 선두타자 정성훈의 홈런이 터지면서 LG가 흐름을 잡았다. 3-2로 앞선 9회초엔 행운도 따랐다. 1사 1루서 이병규(7번)의 플라이 타구가 2루수 박민우 위로 떴는데, 1루 대주자 문선재가 도루를 시도하다 3루까지 달리는 본헤드 플레이를 펼쳤다. 그런데 박민우가 공을 떨어뜨리면서 문선재는 3루를 거쳐 홈까지 달려 쐐기득점을 올렸다.

전 NC 찰리 쉬렉-전 LG 코리 리오단(오른쪽). 스포츠동아DB
전 NC 찰리 쉬렉-전 LG 코리 리오단(오른쪽). 스포츠동아DB

NC는 잠실로 옮겨 펼쳐진 3차전에서야 찰리를 선발로 투입할 수 있었다. 찰리가 5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하는 사이, 이호준이 6회초 결승 솔로홈런을 날리면서 4-3으로 이겨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기록했다. 그러나 4차전에서 LG는 선발투수 류제국이 5이닝 1실점으로 역투하고 3회말 2점, 5회말 2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이어 5-3으로 앞선 7회말 대거 6득점하며 11-3 대승을 거두면서 PO 무대에 올랐다. 당시 NC는 어린 선수들이 많았고, 응원전에서도 압도를 당했다. 홈구장 마산에서조차 LG팬들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잠실에서는 3루쪽 NC 팬들이 LG 팬들에 둘러싸여 섬처럼 고립되기도 했다.

2년이 흘렀다. NC는 성장했고, LG는 체질을 개선했다. 올해는 과연 어떤 분위기와 결과가 연출될까.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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