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 읽기] 염경엽 왜 무릎 아픈 대니돈을 선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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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0월 17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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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대니돈. 스포츠동아DB
넥센 대니돈. 스포츠동아DB
1998년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LA 다저스 커크 깁슨은 심각한 무릎 부상 중이었지만 대타로 나와 1차전 끝내기 홈런을 터트렸다. 절뚝절뚝거리며 베이스를 도는 깁슨의 모습은 지금도 명장면으로 자주 등장한다. 그해 다저스는 결국 막강 전력을 자랑한 오클랜드를 꺾고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깁슨 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에서 주루가 어려운 타자가 극적인 안타를 터트리는 감동적인 장면은 종종 등장한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이러한 모습을 그렸을까.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에서 염 감독은 5번 지명타자로 대니 돈을 선택했다. 대니 돈은 무릎 통증으로 정상적인 주루가 불가능하다. 염 감독은 “병살도 각오하고 꺼낸 카드다. 중요할 때 한방을 쳐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니 돈은 올 시즌 이날 LG선발 류제국을 상대로 6타수 4안타 1타점으로, 넥센 타자 중 고종욱(7타수 4안타)과 함께 가장 강했다.

넥센은 같은 좌타 거포 요원인 채태인이 장염 증세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 데이터상 류제국에 강하고 좌타자인 대니돈을 선택한 이유다.

LG는 준PO 3차전 라인업에서 딱 한명만 바꿨다. 8번 포수 정상호다. LG의 또 다른 포수 유강남은 3차전에서 결승 2점 홈런을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은 포스트시즌 돌입 전 계획한대로 류제국 선발에 맞춰 베테랑 포수 정상호를 출격시켰다.

유강남은 구종이 많지 않고 힘 있는 직구의 제구가 정교한 데이비드 허프와는 호흡이 잘 맞는 유형이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는 더 정교하고 다음 타석까지 내다보는 투수 리드가 꼭 필요하다. 양 감독은 매우 정교하게 설계된 자신의 계획대로 포스트시즌을 풀어나가고 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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