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교란한 롯데의 공짜표 1만3000장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12일 09시 30분


사직 야구장. 스포츠동아DB
사직 야구장. 스포츠동아DB
LG와 KIA가 한국시리즈보다 더 주목받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펼치며 ‘흥행 보증수표’임을 입증하는 사이, ‘엘롯기’ 동맹의 일원인 롯데는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LG와 KIA의 ‘10월 장세’ 속에서, 롯데만 다른 세상을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10월 사직 홈 3경기 때 공짜표 1만3000장을 뿌린 것으로 드러나 씁쓸함을 더한다.

롯데는 10월 1~2일 NC전, 6일 LG전에 맞춰 총 1만3000장의 초대권을 사직구장 인근 주민들에게 배포했다. 롯데 서정근 홍보팀장은 “사직구장 소음과 조명 탓에 주민 민원이 많았다. 이를 위로하는 차원에서 초대권을 마련한 것이다. 다른 팀들도 이렇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롯데는 이 3경기 때 이와 별도로 2000장의 초대권을 더 마련했다. 소외계층을 위한 배려였다. 이런 행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일찌감치 밝혔다. 그러나 1만3000장의 공짜표에 관해서는 어떤 공식발표도 없이 슬그머니 처리됐다. 자기들이 생각해도 그다지 떳떳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롯데의 공짜표 제공이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공짜표는 돌리지 않는다’는 KBO리그의 암묵적 룰을 깨고 생태계를 교란한 것 또한 현실이다. 롯데는 심지어 이 3경기에서 유료관중과 초대권 관중의 구분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전부 롯데의 시즌 관중에 포함됐고, KBO의 800만 관중 안에 공짜표 손님도 들어가게 됐다.

민원 대응차원에서 초대권을 주는 판단이야 롯데의 영업 자유겠지만 아무리 공짜라도 진정성이라는 것이 있어야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 이 기간 롯데는 5강 탈락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였다. 팬들이 굳이 사직구장을 찾을 필연성이 없을 때, 표를 돌렸다. 롯데는 3경기에서 1만3279명, 1만5347명, 1만4481명을 동원했다. 공짜표 덕분인지 80만 관중을 가까스로 넘을 수 있었을지는 모르나 ‘지난해보다 관중이 늘었다’는 자랑은 어디 가서 할 수 없을 것 같다.

심지어 그 3경기에서 롯데는 모두 졌다. NC전에서는 1승15패라는 참사의 끝장을 보여줬고, LG전에서는 LG의 4위 확정 샴페인 제물이 됐다. 롯데야구의 가치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을까.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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