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성직자 “추모일에 기뻐하느니 차라리 한국에 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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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0월 7일 14시 33분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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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열릴 예정인 한국과 이란의 월드컵 최종 예선전을 앞두고 이란의 보수파 종교지도자가 "차라리 경기에 참가하지 말고 몰수패를 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가 공교롭게도 이란의 종교적 추모일에 열리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보수파 성직자이자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의장인 아야톨라 모하마드 야지디는 공개서한을 통해 이란 대표팀에게 한국과의 경기를 포기해 몰수패를 당하라고 요청했다.

이란이 만약 게임을 포기하면 규정에 따라 0-3 몰수패가 된다.

경기가 열리는 날은 이슬람 시아파의 추모일인 '타슈아'이기도 하다. 타슈아는 시아파에서 가장 중요한 이맘(종교적 지도자) 후세인과 그와 함께 전사한 예언자 무함마드의 손자 압바스 이븐 알리를 추모하는 날이다.

특히 이맘 후세인을 살해한 전사는 한국팀 응원단 붉은악마가 입는 응원복과 같은 색인 붉은색의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민감하다.

야지디는 "최악의 경우는 이란이 골을 넣었을 때"라며 "이 경우 누가 이란 사람들이 기쁨에 점프하지 않겠다고 보장할 수 있겠는가"라고 걱정했다.

그는 "추모일에 기뻐해 알라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신성함을 손상시키는 것보다 경기를 하지 않아 지불해야 하는 대가를 치르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란 축구연맹은 일정을 하루 당겨 10일에 경기를 치르게 해달라고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요청했지만 일정을 바꾸면 한국팀이 이전 경기와의 간격이 가까워져 불리해지기 때문에 연맹측은 수용하지 않았다.

한국 주재 이란 대사관은 한국 팬들에게 경기장에서 어두운색의 옷을 입고 과한 응원이나 음악의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반면 국회 부의장인 알리 모타하리는 "이란이 골을 넣어서 사람들이 기뻐하면 이게 이맘 후세인의 순교에 대해 기뻐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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