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충연의 성장판은 ‘몸쪽 승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27일 0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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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최충연.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 최충연.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베일 벗은 ‘아기 사자’ 최충연
과감한 몸쪽 승부로 인상적인 데뷔전 마쳐


삼성 신인투수 최충연(19)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해 열린 2016 KBO 1차 신인지명회의에서 삼성의 부름을 받았던 최충연은 25일 생애 첫 프로 마운드에 올랐다. 데뷔전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신예답지 않은 몸쪽 승부가 돋보이는 투구 내용이었다.

최충연은 경복고 시절 박세진(19·kt)과 함께 원투펀치를 이루고 봉황대기 우승을 이끄는 등 손꼽히는 우완 유망주로 이름을 알렸다. 올해 옆구리 부상으로 복귀 일정이 늦춰졌지만 삼성이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는데 애를 먹음에 따라 8월 막바지에 1군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데뷔전은 25일 광주 KIA전. 상대는 KIA의 유일한 10승 투수인 헥터 노에시(11승3패)였다.

최충연은 1회말 첫 타자 김호령을 5구째 만에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2번 서동욱에게 볼넷을 내준데 이어 4번 나지완에게 좌전 적시타와 5번 이범호에게 좌월 2점홈런을 허용하고 1회에만 3실점을 기록했다. 호된 신고식을 마친 최충연은 이후 4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다 5회 볼넷과 연속안타로 2점을 더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데뷔전에서 4.2이닝 5안타(1홈런) 3삼진 5실점을 기록한 최충연. 그러나 기록보다 눈길이 가는 부분은 따로 있었다. 바로 ‘몸쪽 승부’였다. 이날 그는 1회부터 과감하게 몸쪽 직구를 구사하며 배포를 보였다. 물론 경기 초반 직구 구속이 140㎞에도 못 미치며 맞아나갔지만 중반에 접어들수록 구속이 조금 오르며 재미를 봤다.

실제로 1회 최충연이 허용한 나지완의 안타와 이범호의 홈런은 모두 몸쪽 직구에서 비롯됐다. 나지완에겐 138㎞짜리 직구, 이범호에겐 137㎞ 속구를 과감하게 던졌다. 다음날 만난 최충연은 “몸쪽 직구가 힘이 없다보니 안타를 맞았다. 장점이었던 속구를 살리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투구를 지켜본 삼성 김태한 투수코치는 다소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김 코치는 “최충연이 데뷔전 치고는 떨지 않았다”며 제자의 첫 등판에 후한 점수를 줬다. 이어 “몸쪽 승부는 최충연과 포수 이흥련의 합작품이었다. 주눅 들지 않고 배짱있게 던졌다”고 치켜세웠다.

삼성이 ‘아기 사자’ 최충연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26일엔 류중일 감독이 직접 최충연과 함께 투구 모니터링을 할 만큼 관심도 높다. 데뷔전에서 성장 가능성을 한껏 드러낸 최충연. 그의 몸쪽 승부는 지금부터다.

광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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