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올스타 클로저’ kt 김재윤의 마무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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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7월 14일 1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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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재윤.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
kt 김재윤.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
2016시즌 kt의 마무리투수는 김재윤(27)이다.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진다는 자체로 마무리의 조건을 갖췄다. 그러나 포수에서 투수로 변신한 뒤 2번째 시즌에 마무리로 자리 잡는 건 믿음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김재윤은 올 시즌 32경기에 등판해 4승(무패) 8세이브 1홀드, 방어율 4.34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42경기에서 1승2패6홀드, 방어율 4.23의 성적을 거뒀을 때만 해도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상대 타자들에게 빠른 공과 슬라이더의 단조로운 투구패턴이 읽히면 고전할 수 있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김재윤은 스스로 이를 기우로 바꿨다. 살아남기 위해 슬라이더를 더욱 날카롭게 가다듬었다. 스플리터도 연마하려 했으나, “어설프게 던질 바에는 기존 피칭메뉴인 직구와 슬라이더를 확실하게 만들자”는 kt 정명원 투수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빠른 공에 포크볼처럼 기막힌 낙폭을 자랑하는 슬라이더를 곁들이니 위력이 배가됐다. kt 조범현 감독은 “처음에는 슬라이더 컨트롤이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정말 날카롭게 들어간다. 손목을 많이 꺾지 않고 던지는데, 의외로 빨리 익혔다. 정말 성실하게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했다.

올해는 감독 추천선수로 생애 첫 올스타전에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김재윤은 “학창시절에 올스타전은 최고의 선수들이 나가는 무대였다. 선수에게 로망과도 같다. 정말 기쁜 일이다”며 활짝 웃었다.

● 마무리의 매력, 내가 끝낸다는 쾌감!

데뷔 처음 마무리 보직을 맡은 데 따른 부담감이 컸다. 불과 지난해 투수를 처음 경험했는데, 팀의 수호신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론 본인도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김재윤은 애초부터 마무리 체질이었다. “많은 투구수를 소화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다. 빨리 피로가 쌓이다 보니 처음부터 계투요원을 생각했다. 선발보다는 마무리가 내게 맞다고 생각했다.” 김재윤의 회상이다.

조 감독은 “실전에서 쓰면서 적응을 도와야 한다”며 “아직 경험이 부족하지만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다”며 흡족해했다.

꾸준히 경기에 나가면서 마무리의 매력을 하나씩 알아가고 있다. 김재윤은 “내가 경기를 끝낸다는 쾌감이 마무리의 매력이다”며 “팀의 승리를 지키는 보직이라 그만큼 책임감도 크다. 실투 하나에 흐름이 완전히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집중해서 던져야 한다. 지난해에는 빠른 공 위주의 투구를 했지만, 올해는 확실한 세컨드피치를 고민했다. 슬라이더 구사 빈도를 높였는데, 컨디션에 따라 각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 마무리로서 최고의 덕목은 배짱이다!

마무리로서 최고의 덕목은 무엇일까. 김재윤은 “배짱”이라고 외쳤다. 소위 말하는 강심장이다. 데뷔 초 롤모델로 꼽은 오승환(세인트루이스)과 크레이그 킴브럴(보스턴) 모두 압박을 이겨내는 능력이 탁월한 투수다. 김재윤은 “상대 타자와 자신 있게 승부할 수 있는 배짱이 가장 중요하다. 주자를 내보내지 않으려면 자기 공을 믿고 던져야 한다. 나는 차라리 안타를 맞더라도 볼넷은 허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배짱과 자기 공에 대한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외쳤다.

목표는 소박하다. 언제나 그랬듯 “수치를 정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마무리 보직에 대한 욕심은 그대로다. “부상 없이 올 시즌 끝까지 마무리 보직을 유지하고 싶다.”

수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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