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의 여왕’ 이효정 올림픽 배드민턴 족집게 강사로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7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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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리는 한국 배드민턴 여자 복식 선수들이 최근 족집게 강사를 영입했다. 11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하며 ‘셔틀콕의 여왕’으로 불렸던 이효정(35·김천시청)이다.

이효정은 지난달 중순 배드민턴 대표팀이 합숙훈련을 하고 있는 서울 태릉선수촌에 합류해 여자 복식 전담 이경원 코치(36)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효정의 영입 배경에는 리우 올림픽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장예나(27·김천시청)-이소희(22·인천국제공항) 조와 정경은(26·인삼공사)-신승찬(22·삼성전기) 조의 실력을 끌어올리는 데 적임자로 꼽혔기 때문. 이효정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혼합복식에서 이용대와 금메달을 땄고, 이 대회 여자복식에서는 현 대표팀 코치인 이경원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신백철과 혼합복식 금메달을 딴 뒤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6년 만에 다시 태릉선수촌 생활을 하고 있는 이효정은 “이득춘 대표팀 감독님과 경원 언니의 부탁을 뿌리칠 수 없었다. 한 달도 남지 않은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여자 복식은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딴 전통적인 강세 종목이다. 178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공격이 장기였던 이효정은 “수비가 강한 후배들이 전위에서 푸시를 비롯한 결정적인 공격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도하는데 치중하고 있다. 올림픽이 다가올수록 선수들은 고된 훈련과 부담감에 지치기 마련이다. 힘들수록 대화와 격려로 서로를 챙겨주며 여유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훈련의 집중도를 높여야 한다. 무엇보다 다치지 않도록 몸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효정은 자신의 올림픽 황금 파트너였던 이용대에 대해서 “8년 전 처음 올림픽 나갈 때 애기 같던 용대는 전혀 달라진 게 없다. 운동 때는 늘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일 텐데 다시 정상에 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효정은 자신의 미니밴에 선수들을 태우고 다니며 운전기사 노릇까지 하는 등 코트 안팎에서 선수들을 돕고 있다.

2011년 단국대 농구부 석승호 감독과 결혼해 4세와 5세 두 아들을 둔 이효정은 지난해 코트에 복귀해 실업팀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두 아들을 친정어머니에게 맡기고 선수촌에서 ‘장기 외박’을 하고 있는 이효정은 “코치보다는 언니라는 호칭이 더 편하다. 우리 선수들의 눈빛이 간절해 보이고 내가 올림픽 준비할 때보다 훨씬 열심히 하는 걸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체력훈련 할 때 요령 피우는 법도 없더라. 이번 주말 모처럼 천안에 있는 집에 가는 데 돌아올 때 후배들에게 호두과자를 사다줘야겠다”며 웃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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