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전 ‘1-6 쇼크’ 슈틸리케호, 체코전 반전카드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3일 05시 45분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인데 상처가 너무 컸다.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국가대표팀이 2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 아레나에서 끝난 ‘무적함대’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1-6으로 대패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유럽 원정 2연전을 앞두고 “그냥 스파링 파트너가 될 순 없다”며 의지를 다졌지만, 참사를 피하지 못했다. 한국이 A매치에서 6골 이상 내준 것은 1996년 12월 이란과의 아시안컵 8강전(2-6 패) 이후 20년만이다.

잃어버린 것도 많았다. 먼저 기록이다. 최근 16경기 연속 무패, 10경기 연속 무실점의 기분 좋은 흐름이 깨졌다. 9월부터 시작될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도 일말의 불안감이 드리워졌다. 놓친 것은 또 있다. ‘신뢰’다. 6실점에 5골차 패배라는 결과도 뼈아팠지만, 밤잠을 포기한 팬들에게 내용은 더욱 아쉬웠다. 종료 직전 6번째 실점을 제외하고 전반 3실점까지는 8분(30·32·38분), 후반 2실점까지는 4분(5·9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아시아권에선 여전히 호랑이로 통할지언정, 세계무대에선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그래도 아직 반전(또는 발전)의 기회는 남아있다. 프라하로 이동해 5일 오후 10시 체코와 치르는 평가전이다. 물론 쉽진 않다. 3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정신과 육체의 회복을 동시에 꾀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비교적 여유롭게 A매치를 준비해오던 슈틸리케 감독에게 ‘위기관리’라는 새로운 과제가 떨어졌다.

“이길 생각이 없다면 유럽으로 향할 필요가 없다”던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과 달리, 한국이 스페인과 체코를 제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다만 지더라도 당당하게 플레이해주기를 기대했던 만큼 실망은 더 컸다. 체코전에서 결과 못지않게 내용이 중요한 이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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