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김원중, 롯데의 깊어진 선발고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21일 05시 45분


코멘트
롯데 김원중. 스포츠동아DB
롯데 김원중. 스포츠동아DB
용감히 던졌지만 힘에서 맞서지 못했다.

롯데 김원중(23)은 20일 사직 두산전에 맞춰 1군으로 콜업됐다. 올라오자마자 선발로 투입된 것이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경기 전, 인사를 하러 온 김원중에게 “볼넷 주지 말고 씩씩하게 던져라. 5이닝 3실점만 해 달라”고 웃으며 격려했다.

2012년 롯데의 1순위 지명을 받은 이래 아직 프로 첫 승이 없는 김원중은 조 감독의 당부를 잊지 않았는지 KBO리그 압도적 1위 팀 두산을 상대로 용감하게 던졌다. 어린 포수 안중열(21)과 배터리 호흡을 맞춰 최고구속 146㎞ 직구를 뿌렸다. 4회 1아웃도 잡지 못하고 교체되기까지 63구를 던졌는데 직구가 33개였다. 직구 평균구속은 140㎞ 안팎이었다.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까지 던질 수 있는 모든 공을 던졌다.

1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롯데 타선은 1회말 짐 아두치(1점홈런)와 최준석(3점홈런)의 활약으로 4점을 벌어줬다. 그러나 2회 1실점에 이어 3회 2사 1루에서 두산 4번타자 오재일에게 우월 2점홈런(시즌 6호)을 맞았다. 4-3으로 쫓긴 4회 무사 1루에서 다시 김재환에게 역전 좌월 2점홈런(시즌 13호)을 맞았다. 둘 다 141㎞직구였는데 두산 좌타거포들 상대로 힘에서 밀렸다.

롯데 벤치는 곧바로 김원중(3이닝 5안타 2볼넷 5실점)을 내리고 이성민을 올렸으나 민병헌에게 3점홈런(시즌 9호)을 맞고 말았다. 활화산 같은 두산 타선을 롯데 마운드가 견뎌내지 못했다.

더 아쉬운 것은 김원중 선발카드의 실패다. 조 감독은 내심 이번 3연전에서 김원중과 박진형(22) 중 최소 1명의 호투를 바랐다. 박진형은 22일 두산전 선발로 예고된 상태다. 송승준이 어깨 통증으로 2군에서 조정 중이고, 체력이 떨어진 이성민이 불펜으로 내려간 현실 속에서 롯데의 고정선발은 조쉬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 박세웅 3명뿐이다.

각오는 미리 했겠지만 김원중이 선발로 정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임을 확인한 두산전이었다. 롯데가 5강 전선에서 버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발투수가 절실하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