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자신감 근거는 ‘강팀 DNA’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20일 05시 45분


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선수들 “이길 수 있다”는 마인드
‘박병호 되기’ 아닌 개인장점 집중


넥센이 올 시즌 순항하고 있다. 사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넥센이 이토록 선전할 것이라고 예상한 야구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일단 객관적인 전력이 좋지 않았다. 부동의 4번타자 박병호(미네소타)가 메이저리그로 떠났고, 투타 핵심선수인 손승락(롯데)과 유한준(kt)도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설상가상으로 조상우, 한현희가 수술대에 올라 시즌 아웃됐다. 그러나 넥센 염경엽(사진) 감독은 최하위 예상에 고개를 저었다. 불확실성을 가지고 시즌을 시작하긴 하지만 ‘물음표’를 ‘느낌표’로만 바꿀 수 있다면 최하위로 떨어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염 감독의 자신감은 근거가 있었다. 넥센은 현재 5강 싸움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경기를 치르면서 조금씩 더 강해지고 있다. 선수들도 ‘강팀DNA’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넥센 김민성은 “밖에서 봤을 때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내부에서는 우리가 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이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시즌에 돌입했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 비결이 있다. “모두가 박병호가 될 수 없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박병호는 지난 4년간 KBO리그 홈런·타점왕을 거머쥔 강타자다. 그가 빠져나가면서 팀에 홈런과 타점을 책임질 수 있는 타자가 없어졌다. 그러나 염 감독은 어느 누구에게도 “박병호처럼 해야 한다”고 기대하지도, 요구하지도 않았다.

김민성은 “감독님께서 선수들에게 (박)병호 형처럼 홈런을 치라고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라고 해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대신 선수 개개인에게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역할을 분담해주고 집중할 수 있게 독려해주셨다. 선수들도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 정확히 알고 움직이다보니 팀이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경기 도중 나온 실수에 대해서도 지적하지 않는다.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에게 유일하게 쓴 소리를 할 때는 팀플레이를 소홀히 했을 때뿐이다.

김민성은 “경기를 하다보면 선수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하나로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는다. 팀 배팅을 해야 할 때 하고, 희생할 때는 적극적으로 희생한다. 이러한 팀 분위기가 우리 팀의 가장 큰 강점이다. 우리는 야구를 잘 할 수밖에 없다”며 미소를 지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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