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우 “감독 눈물 닦아줄 사람은 없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11일 05시 45분


롯데 조원우 감독. 스포츠동아DB
롯데 조원우 감독. 스포츠동아DB
첫 연패 겪으며 감독직 무거움 체득
리더가 흔들리면 안돼…3연승 반전

롯데 조원우 감독(사진)은 연승보다 연패를 먼저 경험했다. 4월29일 사직 NC전부터 5월5일 광주 KIA전까지 6연패를 겪었다. 그러나 5월6일부터 시작된 잠실 원정에서 1위 두산을 상대로 3연승을 이끌어내는 반전을 이뤄냈다. 빛이 보이지 않은 것 같았던 6연패 속에서 조 감독은 무엇을 느꼈을까. 9∼10일 이틀에 걸쳐 조 감독의 심경을 들었다.

● 감독직의 무거움


조 감독은 “바깥에서 걱정해준 것보다 나의 충격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유는 선수들의 의지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5일 KIA전을 제외하면 일방적으로 밀린 경기가 없었다. 감독이 굳이 팀 미팅을 자주 열어 싫은 소리를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안 좋을수록 오히려 조 감독은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경기는 자꾸 지고, 선수는 아프고, 모든 것이 암담할 고독감을 느꼈을 법해도 티를 내지 않았다. 리더가 흔들리면 팀 전체가 무너질 수 있음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야구계에서 감독 눈물 닦아줄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미움은 받을지언정 동정은 받아선 안 되는 감독직의 무거움을 조 감독은 연패 기간 체험했다.

감독은 코치가 아니라 심리치료사

연패 후 연승을 통해 조 감독은 기본의 소중함을 되새겼다.

“역시 야구는 선발투수가 중요하다. 그리고 감독은 선수들이 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독특한 점은 연패 기간 조 감독은 팀 미팅이 아니라 개별면담을 실행했다. 기술적인 면은 코치에게 맡기되, 감독은 선수의 멘탈을 관리했다. 선수에게 할말이 있을 때, 1:1로 소통했다. 그래야 감독의 진정성이 잘 전달되고, 선수 자존심도 살려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주장 강민호의 제의로 선수들이 농군패션을 한 뒤, 3연승 반전을 이뤘다. 조쉬 린드블럼도 회복 기미를 보였다. 황재균, 홍성민, 박종윤 등이 없어도 백업선수들이 잘 버텨주고 있다. 조 감독은 “지금은 승률 5할만 신경 쓴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롯데의 승부처는 아직’이라는 뜻이다. 힘을 아끼고, 원칙을 지키는 속에서, 신뢰가 쌓여가고 있다. 시즌이 무르익을수록 롯데를 긍정적으로 봐줄만한 근거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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