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기근’ 시달리는 LG 해결방안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30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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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LG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LG 양상문 감독은 29일 잠실 kt전에서 서상우를 1번 타순에 배치했다. 중심타자였던 서상우의 1번 배치는 다소 파격적이었다. 양 감독은 “(정)주현이가 1번에서 부담이 컸던 것 같다. 타석이 많아지고 타율이 떨어지니까 심적으로 힘들어했다. 쉬어가야 할 타이밍이어서 2군으로 내렸다”며 “(서)상우가 출루율이 좋으니까 1번에 넣어봤다”고 말했다.

서상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18경기에서 타율 0.380·2홈런·4타점·10득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특히 출루율이 0.500에 달했다. 양 감독은 서상우의 기록을 믿고, 모험을 하기로 한 것이다.

LG의 1번타자 고민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임훈이 9일 가래톳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면서 1번타자가 사라졌다. 시즌 초반만 해도 타격감이 좋은 이천웅, 정주현이 번갈아 맡았지만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3번과 7번이었을 때 5할이 넘는 고타율을 기록했던 이천웅이 1번 타순에서는 타율 0.050·1볼넷·7삼진으로 저조했고, 정주현도 1번에서는 타율 0.200·16삼진으로 썩 좋지 못했다. 임훈이 하루 빨리 돌아오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복귀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린다.

물론 대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복귀 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오지환도 있다. 그는 처음에는 9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위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그러나 양 감독은 “(오)지환이는 (움직임이 많은) 유격수이기 때문에 1번은 힘들다”며 “1번타자는 바쁘다. 수비를 하면서, 공격도 자주 들어가야 한다. 그렇게 되면 호흡이 가빠진다. 체력 문제도 신경을 안 쓸 수 없다. 유격수가 1번을 보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지환은 양 감독의 배려 덕분에 이날 경기에서도 7번 유격수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0-1로 끌려가던 5회 잘 던지던 kt 선발 정대현을 상대로 동점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내야를 단단히 지켰다. 1번으로 나선 서상우 역시 양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그는 1회와 3회 연타석 삼진을 당했지만 1-1로 맞선 5회 1사 2루서 볼넷, 7회 무사 1루서 우전안타를 쳐내며 찬스를 이어갔다. 100점은 아니었지만 1번타자로서 자신의 역할은 톡톡히 해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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