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인생 건 ‘신태용의 야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27일 05시 45분


올림픽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막 100일을 앞두고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신 감독은 “매 경기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준비를 열심히 하면 우리도 무언가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올림픽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막 100일을 앞두고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신 감독은 “매 경기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준비를 열심히 하면 우리도 무언가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올림픽무대는 도전이자 내 운명…목표는 동메달 그 이상”

100 DAYS TO Rio

올림픽축구대표팀 신태용(46) 감독은 2012년 8월 13일을 잊지 못한다. 그날 서울 신라호텔에선 2012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올림픽축구대표팀의 성과를 축하하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당시 성남일화(현 성남FC) 사령탑이었던 신 감독은 이 자리에 참석해 런던올림픽 대표팀을 이끌었던 홍명보(47) 감독(현 중국 항저우)에게 축하인사를 전했다. 신 감독은 홍 감독에게 “형, 축하드립니다. 다음 올림픽 감독은 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정말 힘들겠습니다”라며 껄껄 웃었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 조별리그 C조 피지와의 1차전(8월 5일·한국시간)을 100일 앞둔 26일, 신 감독은 기자회견을 했다. ‘누가 될지 정말 힘들 것’이라던 바로 그 자리에 신 감독이 있었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때만 해도 올림픽대표팀 사령탑은 이광종(52) 전 감독의 자리였다. 그러나 이 전 감독이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물러나면서 국가대표팀 코치로 있던 신 감독이 2015년부터 올림픽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인생은 참 모를 일의 연속이다.

늘 가시방석 “감독 인생 끝나는 것 아닐까…”

올림픽은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다.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무겁다. 신태용 감독은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 고민한 부분이 있다. ‘리우행 티켓을 따내지 못하면 감독으로서의 인생이 끝나지 않을까’ 하는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일단 한 고비는 넘겼다. 올림픽대표팀은 1월 리우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해 카타르에서 벌어진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신 감독의 말대로 올림픽에서의 성적은 그의 지도자 경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는 기꺼이 도전을 택했다. 신 감독은 “어려운 자리지만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쉽게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그래서 도전했고 일단 리우행 티켓을 따냈다”고 말했다.

● “런던올림픽 못지않은 성과 내겠다!”


신태용 감독에게 올림픽은 이번이 2번째다. 그는 선수시절 1992바르셀로나올림픽에 출전한 바 있다. 당시 대표팀은 모로코(1-1), 파라과이(0-0), 스웨덴(1-1)을 맞아 선전했지만 승리 없이 3무를 기록하며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신 감독은 “당시 상대와 대등한 경기를 했는데 3무로 탈락해 아쉬웠다. 선수 때 경험을 살려서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좀더 자신감 있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못 내면 쓴 소리를 듣겠지만, 다 내 운명이다. 런던올림픽 못지않은 성과를 내도록 사명감을 느끼고 잘 준비하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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