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대타요원 없는 SK, 최승준-김동엽 올까?

SK 최승준-김동엽(오른쪽). 스포츠동아DB

SK는 전력에 달린 물음표를 지워가며 14일까지 7승5패로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다. 1군에 대타 요원이 보이지 않는다.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건 SK 김용희 감독도 인정하고 있다. 그는 “지금 우리 팀은 대타나 대수비를 8~9회에 내고 있다. ‘예비군’이 강한 팀은 운영하기 좋다. 우리도 예비전력이 강하면 더 빨리 선수들을 교체해 쓸 수 있다”고 밝혔다.

SK는 라인업에 큰 폭의 변화가 없다. 이재원(포수)·박정권(1루수)·김성현(2루수)·헥터 고메즈(유격수)·최정(3루수)·이명기(좌익수)·김강민(중견수)·정의윤(우익수)이 굳건히 선발 라인업을 지킨다. 지명타자 기용에 따라 조동화와 박재상이 선발출장하는 정도의 변화가 전부다.

이들을 제외하고 현재 1군에서 방망이로 엔트리를 차지하고 있는 선수는 사실상 없다. 오른손 대타로 내야수 이대수가, 왼손 대타로 외야수 박재상이라는 선택지 외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다.

대타 타율도 0.125(8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다. 대타를 쓰는 빈도수도 적은데 공격이 우선시되는 백업선수가 없기에 성공률이 좋을 리 없다. 김 감독은 대타감이 적다는 질문에 “2군에 있는 오른손 대타요원 최승준과 김동엽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백업선수들이 1군에 계속 있어서는 안 된다. 경기에 나가기 위해선 이 선수들을 바꿔줄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14일 문학 KIA전에서도 상대 왼손투수들을 상대로 할 대타요원이 부족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상대 선발 좌완 양현종이 던지고 있던 7회말 1사 3루. 2-4로 뒤진 상황에서 좌타자 이명기 대신 우타자 이대수를 투입한 게 전부였다. 유격수 앞 땅볼로 1점을 따라붙었으나 찬스 연결이 아쉬웠다. 계속된 2사 2루서 좌타자 박정권이 또다른 KIA 왼손투수 심동섭에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는데, 이 장면 역시 대타의 부재가 아쉬웠다.

김 감독이 언급한 선수들은 2군에서 어떤 성적을 기록 중일까. 해외 유턴파로 올해 신인인 외야수 김동엽은 14일 경기까지 8경기서 타율 0.355(31타수 11안타) 1홈런 2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지명타자로 기용될 예정이었으나 시범경기 부진 탓에 2군으로 내려간 내야수 최승준은 8경기서 타율 0.222(27타수 6안타)로 계속 좋지 않다. 그러나 2홈런 5타점으로 장타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보여주고 있다.

경기 후반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강력한 대타요원은 마치 ‘조커’와도 같다. 이들로 인해 승부가 바뀌거나 보다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해진다. SK에는 지금 대타요원이 필요하다.

문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