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마에스트리, 위기에 강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11일 05시 45분


한화 선발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가 10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원정경기에서 6이닝 1실점 퀄리티스타트로 호투를 펼쳐 팀의 4연패를 끊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화 선발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가 10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원정경기에서 6이닝 1실점 퀄리티스타트로 호투를 펼쳐 팀의 4연패를 끊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NC 강타선 상대 6이닝 1실점 첫 승
한화 선발진 나쁜흐름·팀 연패 끊어


한화는 9일까지 7경기에서 1승 6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한화의 선발 방어율은 8.37로 압도적인 리그 꼴찌(10위)였다. 선발 평균이닝은 3.38이닝(불펜 5.80이닝)에 불과했다. 선발승과 퀄리티스타트(QS)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5이닝을 채운 것도 송은범이 유일했다(7일 대전 넥센전). 그렇다고 상대 선발과의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할 만한 투수도 없었다. 기존 구상에서 에스밀 로저스, 안영명이 빠진 공백이 너무나 컸다. 이 기간에 선발등판한 5명 중 3명(송창식, 김민우, 김재영)은 구원등판까지 했고, 매 경기 5명 이상(선발 포함) 마운드에 오르는 ‘강제 벌떼 야구’가 이어졌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10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원정 특타를 하지 않았다. 취재진과의 인터뷰도 고사하고 경기 준비에 집중했다. 이날 선발은 알렉스 마에스트리(31)였다. 그나마 계산이 서는 카드인 마에스트리마저 무너지면 연패가 더 길어질 수 있기에 김 감독의 고민이 컸다. 마에스트리로선 첫 등판인 5일 대전 넥센전에서 4.2이닝 5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던 아쉬움을 털어내야 했다. “첫 등판은 적응 과정이었다”며 웃던 마에스트리가 NC의 강타선을 어떻게 막아낼 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마에스트리는 강력했다. 현시점에서 한화의 에이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6이닝 동안 2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의 호투를 선보였다. 투구수는 정확히 100개였고, 최고구속 148km의 투심패스트볼(45개)과 커브(30개·101∼126km)에 직구(20개·140∼146km), 스플리터(5개·132∼133km)를 곁들였다. 스플리터의 비율을 줄이고 커브를 30개나 던졌는데, 낙폭이 대단히 커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본인의 송구 실책에서 비롯된 3회말 1실점이 옥에 티였지만,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잘 버틴 점이 돋보였다. “내 구종을 모두 스트라이크 존에 던질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던 그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마에스트리의 바통을 이어받은 필승계투조 권혁∼정우람은 3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 팀의 2-1 한점차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선발이 6회 이상 버텨주고, 필승계투조가 실점 없이 경기를 끝내는 이상적인 그림이 나왔다. 결국 마에스트리는 올 시즌 한화의 첫 선발승과 QS의 주인공이 됐고, 선발진의 나쁜 흐름을 끊었다.

마에스트리는 경기 후 “팀의 연패를 끊어 기쁘다”며 “오늘은 투심과 커브를 적절히 섞어 공격적으로 던진 것이 주효했다. 첫 등판 때는 다소 부담이 컸지만, 오늘은 긴장하지 않고 내 공에만 집중했다. 앞으로도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마에스트리와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포수 조인성은 “상대 타자들이 직구 계통 구종에 타이밍을 잡기 시작해서 커브를 많이 주문했는데, 범타와 헛스윙이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도 “마에스트리를 비롯한 투수진의 호투로 승리했다”며 흐뭇해했다.

마산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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