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의 총구, 세계 사격 새 역사 겨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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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총 10m-50m 올림픽 출전권 획득
베이징 런던 이어 리우서 50m金 노려… 스위스 회사가 특수 제작한 총 사용
김장미도 여자 25m 권총 대표 뽑혀

사선에 선 진종오(37·kt)는 거침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8일 대구사격장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50m 권총 대표 선발전(5차전)에서 진종오는 참가 선수 17명 가운데 가장 먼저 경기를 마쳤다. 평소보다 30분이나 빨리 경기를 마친 그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빨리 경기를 끝냈다”며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겉모습과 달리 진종오는 4회 연속 올림픽 출전의 꿈이 좌절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다. 대표 선발이 확정된 뒤에야 환하게 웃은 진종오는 “당분간 총을 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선발전에 집중했다.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진종오는 1∼5차 선발전 합계 2827점으로 1위를 차지해 2위 한승우(kt·2790점)와 함께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리우 올림픽에서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 두 종목에 출전하게 된 진종오는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로 올림픽 개인종목 3연패에 도전한다. 진종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50m 권총과 2012년 런던 올림픽 10m 공기권총,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진종오는 “선발전은 잊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올림픽을 준비하겠다”며 “세계 사격 역사상 개인 종목에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선수가 없는 만큼 50m 권총 3연패를 반드시 이뤄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5개의 올림픽 메달(금메달 3개, 은메달 2개)을 가진 진종오는 리우 올림픽에서 메달 2개를 추가하면 양궁 김수녕이 가지고 있는 역대 한국 선수 최다 메달 기록(6개)을 경신하게 된다.

네 번째 올림픽 출전을 달성한 진종오는 “이제 후배들에게 대표 자리를 내줄 때가 된 것 아니냐는 말을 들을 때 가장 속상하다”고 했다. 그는 “나 스스로 체력의 한계를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대학 시절의 시력은 1.5였지만 이제 0.6이 됐다”면서도 “브라질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꼭 대표로 선발되고 싶었다. 나아가 2020년 도쿄 올림픽도 이 악물고 도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압감을 이겨내고 한국 사격의 정상을 지켜온 비결로는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을 꼽았다. 그는 “경기장에 오기 전에 TV로 영화 ‘국가대표’를 보면서 국가대표의 자부심을 되새겼다.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의 자랑스러움을 떠올리면서 위기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진종오는 이날 스위스의 한 총기 회사가 자신의 주문에 맞춰 특별 제작한 총을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빨간색 총에는 ‘진종오 No.1’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진종오는 “올림픽에서 많은 기록을 세운 뒤 이 총이 박물관에 전시되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 부문에서는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김장미(24·우리은행)가 여자 25m 권총 대표로 선발됐다.
 
대구=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진종오#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50m 권총 대표#김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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